낼 함박눈 온다.

by 김운용

내일 오후에 눈이 온다.

이겨울 들어 눈처럼 내린 눈이

낼이 첨일것 같다.

기왕 오는거 화끈하게 사흘 밤낮을 내려라.

아주 하얗게 눈의 세상 한번 만들어 봤으면


함박눈 그댈 무지무지 기다렸소.

평소같으면 다 반말인데

그댈 오래 기다렸기에 함부로 못하겠소.


그런데

약속대로 안내리면

담부턴 함박눈 그대도

바로 아웃이다.


어릴때

함박눈 몇날을 기다린

까닭은


그날

학교 안가거든

십리길 무릎빠지는 눈길을

혼자는 못가거든.


너무 좋았지.

학교안가도 된다는데

이것처럼

오늘처럼

기쁜날 아마 없지요.


눈 그렇게 많이 쌓였는데도

야속하게 야속하게도

학교가는 날이라고

누나가 세수하라네.


얄밉다.

누나야. 오늘 눈많이 왔잖아.

동생아. 오늘 학교에 가야되.


그렇게

세월 어느새

주름늘고 한숨늘어가는 나이

저무는 길목

어둑해진 퇴근길

눈 펑펑 쏟아졌음 좋겠다.


어린 날

학교가기 싫었던 그때처럼.

딱 사흘만

그렇게 하얗게


누나랑

같이 학교 가지말자던

그때 그 함박눈

약속 잊지않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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