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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들의 사랑도감
우리 마을 돈마을1
by
김운용
Sep 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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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들도
인간 못지않게 이 땅에 오래전부터 살아왔다. 돼지의 유래가 적어도 수천만 년은 넘는다고 하니 그들의 역사도 다사다난했으리라 짐작이 간다.
인간
의 힘이 미치지 못하던 돼지들끼리만 살던 시절 돼지들의 마을은 언제나 평화로웠다.
흑돼지, 붉은 돼지, 흰 돼지,
검은 돼지, 얼룩 돼지, 못난 돼지, 잘난 돼지, 덩치 큰 돼지 키 작은 돼지 등 피부색이나 생김새로 인한 차별 없이 모두 다 두루두루 서로 도와가며 따뜻하게 오랜 세월 공동체를 잘 유지해 편안하게들 살아왔다.
그 어느 돼지도 강제로 죽임을 당해서 삼겹살이나 갈비 등심 갈매기살로 분해되지 않아도 되니 그때야말로 돼지들의 삶은 복된 삶이었다.
인간들이 돼지들의 땅에 침범해 자유롭던 돼지들을 잡아 가두면서 돼지들의 어두운 역사가
시작된 것이다.
인간들이 자기들의 편익을
취하기 위해 돼지들을 욕심 많고 미련한 동물로 왜곡하고 매도해 가축으로 몰
더니
울타리 안으로 가두어버렸다.
그때부터 돼지들
은
장점은 죄다 잃어버리고 미련하고 살찐 고깃감으로만 존재의미가 전락하게 된 것이다.
사실 돼지들은 머리가 아주 영리한 동물이다.
돼지 하면 먹는 거라면 사족을 못쓰고 서로 먼저 먹으려고 먹이통에 대가릴 디미는 미련하고 욕심 많은 악당의 이미지를 제일 먼저 떠오르게 한다.
돼지들 본인들의 의지는 전혀 무시
해버리고
왜곡된 이미지만 뒤집어 씌워 잘못된 인식을 갖게 만든 인간들의 탓이다.
그동안 인간들이 자신들의 탐욕
은 포장지로
가리고 왕성한 식욕
은 맘껏
채우기 위해 돼지들에게 일방적으로 뒤집어 씌운
오명과
억울함을 이제라도
풀어주어야 한다.
인간에게
서
억울한 누명을 쓰고 죽어간 돼지의 수를 헤아려보라.
돼지들의 뼈만으로도 지구를 덮고도 남을 것이다.
돼지들은 이유도
모른 채 날마다 수천만 마리가 죽임을 당하고 있다. 물론 비싼 소고기를 먹기에는 부담이 가니 주머니 사정이 안 좋은 사람들에게 단백질도 공급해주고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분위기의 장소도 제공해주니 인간의 입장에선 너무나도 고마운 동물이다.
자신의 죽음으로 가난한 자들의 주린 배를 채워주니 그야말로
살신성돈이요 소신공양인 셈인데,
앞으로도
수천만 년이 더 지나갈 동안에도 더러운 오명을 벗어버리지 못한 채 억울한 죽음을 맞게 될 우리 마을의 돼지들.
그들이 도대체 전생에 무슨
큰 죄를 저질렀기에 땅도 집도 빼앗기고 자유로운 영혼마저 빼앗긴 채 인간들의 식용 먹거리로 전락해 끝도 모를 가혹한 시련을 겪어야 하는지 그 생각만 하면 편히 잠이 오 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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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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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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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가
소설을 쓰고 있는데 종결을 하게 될는지 알수없다. 그래도 다들 휴식에 젖는 시간에 난 소설을 쓸거다 나만의 탈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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