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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여 Jul 07. 2022

사랑의 거리


나란히  앞에 앉아 이름도 맛도 모르는 위스키를 마시면서 온통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았다. 밖에서 쏟아지는 비를 배경음악 삼아  베이커의 선율에 분위기를 맡기고, 당신 생각에 조금씩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이 질척한 습도보다 구질구질해요, 제 마음이.”

“어째서요?”

보잘것없다는  알면서도 가끔은

이번엔 다르지 않을까 착각하니까요.

사랑받지 못한다는  인정하는 것보다

차라리 미움받는  편하겠어요.”


나라는 모래가 바스러져 무너진 자리로 당신이란 파도가 들이친다는  풍경처럼 멀찍이서  사람이 지켜보고 있었다. 단정한 모습을 잃고, 흐트러져 훌쩍이는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넌지시 물었다. 아마도 오늘  가장 온화한 목소리로.


 마음이 사랑이 아닌  같아요?”


분명한 대답을 찾느라   며칠을 사랑 생각만 했는데 여전히 길을 잃었다고 말할  없었다. 내가  마음조차 모른다는  우스웠다.


“어디까지가 사랑일까요?”

글쎄요,

당신이 주저하는 마음에서    앞이요.”


앞이면 어디 앞을 말하는 거냐는  표정에  사람은 바를 바라보고 있던 몸의 방향을 틀어 나를 향하면서 말했다.


여기까지?”


순간, 모든 것이 느릿해지면서 귓가의 음악만속삭였다. 아마도 ‘당신에게도 일어날  있어요 스쳐 지나고 있었다. 휘청거리는 발걸음 너머로 봄이 살짝 고개를 내밀었다. 누군가 흘린 한숨 틈으로 모든 의문의 의문이 되는 당신을 그렸다가, 알지 못하는 사랑에 숨을 들이켰다. 사랑이라니,  단어가 존재한다는 것조차 생경하게 시간이 정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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