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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팡동이 Jun 24. 2021

대화 1

부에노스 아이레스, 아르헨티나





"사랑해."

"어제 초등학생 한 명이 성적을 비관하고 아파트 옥상에서 떨어져 죽었대!"  

"사랑해."

"팔레스타인에서 오늘 큰 폭발 테러가 있었어. 사람들이 많이 다쳤을 거야."

"사랑한다고."

"나, 아르헨티나에 다시 가고 싶어."     



"……."

"왜 그래 또… 삐졌어?"

"난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내가 널 얼마나 사랑하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너는 그때마다 하루에 몇 명이 죽어 나가는지, 지구 반대편에서 어떤 분쟁이 일어나고 있는지, 그것도 아니라면 다시 가고 싶은 나라 등에 대해 이야기해."

"그게 뭐 어때서?"

"우리의 대화가 정상이라고 생각해?"

"아닌 건 또 뭔데?"

"사랑한다고 말해 줘."

"……."

"말하지 못할 줄 알고 있었어."

"사랑이라는 게 꼭 말해야 아는 거야? 우리가 서로를 얼마만큼 사랑하는지 이야기하는 이 시간에도 세계 곳곳에서는 전쟁이 터지고, 사람들이 죽어가고, 또…!"

"그냥 계속 보던 뉴스나 봐."



'다시 아르헨티나에 간다면,  너랑 함께 가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는데….'



***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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