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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팡동이 Jul 13. 2021

아빠와 아르헨티나

바릴로체, 아르헨티나







있잖아.


내가 아는 이 세상 최고의 낭만주의자는 우리 아빠였어.

그리고 난 아빠의 낭만이 무엇에 의해 어떻게 소멸되어 가는지 3년에 걸쳐 봐 오고 있지.



엄마는 아빠가 이상주의자라 생각돼서 결혼을 결심했다고 했어. 왜 20대 때는 그런 게 가장 멋있어 보이잖아.

그런데 지금은 그 이유로 이혼하고 싶대.


엄마는 매일 밤 혼자 울어.



내가 좋은 이유에 대해 네가 말해줄 때마다 나는 겁이나.


엄마가 말해준 이유들과 너무 똑같아서.

과거에 아빠를 사랑한 이유이자 이제는 떠나고 싶은 이유들이어서.





아르헨티나에서는 아빠 생각을 종종 했다. 저 멋진 흙길을 아빠가 달린다면. 이 아름답고 장대한 광경을 아빠가 본다면. 그런다면 아빠는 내게 무슨 말을 건넬까. 뭐 그런 생각들. 근데 동시에 너무 슬퍼지는 생각들이어서 깊이까지 가닿지는 못했다. 아무튼 그랬다.



***

(2012)


아빠, 우리 함께 남아메리카에 가요.

아빠는 남미보다 뜨겁고 체 게바라보다 멋진 사람이니까 함께라면 두렵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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