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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은 어둠에게 배운다

by 담은

따가운 햇살이 나를 파고든다.

그 환한 빛이 아파서 견딜 수가 없었다.

늘 그렇듯 나는 다시 그늘로 숨어들었다.

어둠은 나의 유일한 안식처였다.

어쩌면 나는 어둠에서 태어난 아이인 것 같았다.


사람들은 쉽게 말한다.

행복을 노래하라고, 희망을 찾아야 한다고.

하지만 아무도 내게 알려주지 않았다.

내가 왜 살아야 하는지, 어떻게 희망을 찾아야 하는지를.

나에게 주어진 매일은 절망뿐이었으니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왜 사람은 행복하게 살아야 해?

꼭 사람이 밝게 살라는 법은 없는 거잖아.

세상에는 불행한 사람도 있는 거잖아. 나처럼.

나는 내가 행복해져야 하는 이유를 몰랐다.


나는 어둠과 더 친숙해졌다.

그 어둠은 내 영혼을 조금씩 갉아먹기 시작했다.

나는 무서운 어둠을 증오했지만.

한번 내어준 영혼은 무감각해졌다.

그리고 온몸을 어둠에게 넘겨주고서야 깨닫게 되었다.


희망은 누군가 가르쳐주는 것이 아니었다.

희망은 내 안에서 스스로 발견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행복은 누군가 손에 쥐어주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서 조용히 움트는, 작은 빛이었다.


그 순간, 내 안에서 아주 희미한 빛이 피어났다.

그리고 곧 나의 세상을 환하게 비추었다.

나는 어둠이 아니었다.

나는 어둠을 밝히는 별이었다.


어둠을 겪어본 사람만이 안다.

행복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

절망을 지나온 사람만이 말할 수 있다.

희망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그 끔찍하게 싫었던 어둠이, 결국 나를 자라게 했다.

그리고 그 어둠 속에서, 나는 '빛이 되는 법'을 배웠다.

누군가가 아니라, 나 스스로 빛이 되는 법을.


누군가 어둠 속에 있다면 이렇게 말해주고 싶다.

내가 제일 싫어했던 말이지만,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이 온다. '

어둠은 당신이 빛을 발견하기를 기다리고 있다고.

당신도 그 어둠 속에서 스스로를 밝히는 별이 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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