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이후, 나와 마주하는 법
인유두종 바이러스(HPV)는 아직 정확한 감염 경로가 모두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성행위를 통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고 해서 성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절대 발생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성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에게서도 감염 사례가 보고된 만큼, 감염 사실만으로 누구를 단정하거나 탓할 수는 없다.
[네이버 지식백과]
자궁경부이형성증은 쉽게 말해 HPV 감염으로 인해 자궁경부 세포가 변형되는 상태다. 암의 전 단계라 불리는 비정형 세포들이 자궁경부 상피에 머물러 있을 때 이를 ‘상피 내 종양’이라고 한다. 이 세포들은 처음에는 아주 작은 비정형 세포에서 시작해 점점 많아지고, 상피 전체를 채우게 되면 침윤성 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고 한다.
의학적으로는 CIN 1~3단계로 나뉘고, 비정상 세포가 어느 정도까지 상피를 차지했는지에 따라 단계가 달라진다.
CIN1: 보통 경과 관찰
CIN2: 상황에 따라 경과 관찰 또는 수술
CIN3: 고등급 병변으로, 대부분 수술이 필요
나는 의사 선생님께서 CIN3 가능성이 높다고 말씀하셨다.
하지만 수술을 해봐야 정확한 단계와 결과를 알 수 있다는 말도 함께 들었다.
(나는 전문 의료인이 아니며, 블로그와 유튜브 등을 참고해 쓴 내용도 포함되어 있으니 100% 정확한 정보는 아님을 참고해주길 바란다.)
내가 CIN3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머리가 새하얘졌다.가슴 한 켠이 얼어붙고, 숨이 막히는 느낌이었다.
수술 날짜는 바로 잡혔다.
검사 결과는 9월 20일, 수술은 10월 6일로 잡혔다.
이 짧은 시간 동안 마음속에서는 수천 가지 생각이 동시에 떠올랐다. 화가 났다.
억울하고 서럽고, 속상했다.
“병에 걸린 것도 서러운데… 보험 하나 들어놓은 것도 없냐, 나는…?”
마치 세상이 나를 향해 손가락질하는 듯한 느낌마저 들었다.
진단비라도 받을 수 있으면 조금이라도 마음이 편해질까, 눈물과 콧물이 범벅이 된 채 침대에 엎드려 밤을 지새웠다. 불안과 두려움은 나를 쉬지 않고 흔들었다.
‘내 몸은 앞으로 어떻게 될까?’
‘정말 아기를 가질 수 있을까?’
‘혹시 수술이 생각보다 심하면?’
머릿속은 온통 질문과 걱정으로 가득 찼다.
그 모든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잠은 점점 멀어졌다. 그러다 문득, 나는 나 자신에게 물었다.
‘왜 이렇게 늦게 알게 되었을까?’
탓하기보다, 그냥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수술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지만,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조금씩 정리되기 시작했다.
그날 밤, 눈물 콧물을 쏟으며 나는 깨달았다. 몸은 늘 나에게 신호를 보내고 있었다.
그 신호를 무시하면, 후회와 불안이 더 크게 찾아온다는 사실도. 이제는 달라야 했다.
늦었지만, 내 몸을 더 이상 무시하지 않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