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절제술 후, 회복의 시간

피와 아픔 속에서 천천히 돌아오는 내 몸

by 소윤담

수술은 오후 1시쯤 끝났고, 회복실에서 5시까지 머물렀다.
그 시간 동안, 서러움에 눈물이 나기도 하고, 인생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이도 먹고, 이런 순간에 옆에 있어줄 남편도 없이 나는 무엇을 하고 살아왔나… 서글픔이 마음을 짓눌렀다.

퇴원하기 전, 의사 선생님께서는 주의 사항을 설명해 주셨다.
“수술 후 일주일부터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멈추지 않으면 반드시 응급실이나 외래로 방문하세요.”
그때는 가볍게 들었지만, 이 말이 나중에 큰 재앙을 불러올 줄은 몰랐다.


집에 돌아오자, 엄마는 고생했다며 뜨끈한 만둣국을 끓여주셨다.

그 순간, 내 곁에 있는 건 가족밖에 없다는 생각이 스쳤다.

엄마가 끓여준 만두국


수술 후 5일 차부터 출혈이 조금씩 시작되었지만, 나는 초반에는 생리 때문에 그런가 보다 생각했다.

그런데 7일 차, 8일 차에는 상황이 달라졌다.

한 시간마다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갈아야 할 정도로 피가 쏟아졌고, 주먹만 한 핏덩어리까지 나왔다.

야밤에 마트를 뛰어가 대형 기저귀를 사오고, 바지는 피범벅이 되어 흥건하게 젖었다.

밤새 한숨도 제대로 잘 수 없었다.

수술 후 2주 동안 나는 살이 2kg이나 빠졌다.

결국 토요일 아침에는 친구 결혼식에도 가지 못할 정도로 몸이 피폐해졌다. 몸 안의 피가 다 나갈 것만 같은 무서운 생각과, 점점 힘이 빠지는 내 몸을 보며 전날 급히 외래를 잡아 주치의를 만났다.

왼쪽은 제 사진 오른쪽은 퍼온 사진


'이틀 사이 피를 너무 쏟아내서 지금은 조금 멈추어 가는 과정인 것 같아요... 지혈거즈랑 소독해놨으니 혹시 다시 심해지면 내원하세요 '라고 말씀해 주셨다..


정말 오른쪽 저 핏덩어리 사진보다 두 세배는 큰 덩어리가 30분에 한 번씩 내 몸속에서 나왔다.

신기하게도 그 뒤부터는 조금씩 하혈하는 증상도 줄어들었고, 꿀렁꿀렁 덩어리들도 덜 나오게 되어서 수술이 잘 되고 살이 아물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러니 다들 회복되는 과정에서 나오는 몸속의 핏 덩어리를 보고 너무 놀라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그리고, 뭔가 이상할 때는 꼭 병원을 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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