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일의 반은 농기계를 다루는 일이다.
사과나무 아래 두둑의 풀을 벨 때는 이 예취기를 사용한다.
빨간 모터 부분을 어깨에 메야하고, 왼손은 날자루 가운데의 빨간 손잡이를, 오른손은 날자루 윗부분을 잡고
관우가 칼 휘두르듯이 좌우로 움직이며 풀을 벤다.
근육은 보통 수직 또는 수평의 한 방향 반복운동으로 만들어진다.
그런데 이 예취기라는 기계를 다룰 때 필요한 근육은 대단한 건 아니지만 좀 다르다.
일단 왼 손의 위치가 무게를 지탱해 주는 몸의 중심부에서 멀리 나가게 되어 있고
한 방향으로만 버티는 형태가 아니고 날자루를 위아래로 움직이는 동시에 좌우로 흔들게 되기에
팔 근육이 두 방향을 동시에 견뎌야 한다.
처음 예취기를 다룰 때이다.
두세 시간 정도 작업을 하고 나면 두 팔이 덜덜 떨려 수저를 들 수 없는 정도가 된다.
예취기 작업에 필요한 몇 타래의 근육이 미처 만들어지지 못했을 뿐인데도 준비되지 못한 이의 모습은 어설프기 그지없다.
귀농해서 처음 다뤄보는 이들은 겁내고 힘겨워하는 작업이다.
주변에 다 이러냐고 물어보니 처음에는 다 그렇다고 한다.
추천해 주기를, 날자루의 빨간 손잡이와 멜빵 부분을 연결해 주는 고무줄을 달아보라 한다.
부착한 고무줄이 일단 위로는 잡아주니 팔근육은 좌우 방향만 신경 쓰면 되어 한결 나았지만
고무줄에 의지한 작업은 전체적인 움직임을 둔탁하게 만들었다.
고무줄을 없애 버리며 엄숙하게 다짐을 한다.
밖에 있는 고무줄을 내 팔 안에 심어 버리자.
농부의 필수과목인 예취기에 필요한 맞춤 근육을 팔에 넣자. 육백만 불의 사나이같이.
세월 지나 지금은 예취기 10시간 돌리고도 수저를 너무 잘 들고 그러니 밥도 잘 먹을 수밖에 없다.
예취 기용 육백만 불의 사나이 2가 탄생했다.
이렇게 농사일에 필요한 잔 근육들을 만들어 간다.
관리기란 기계소를 길들이는 데 필요한, 가위질 몇만 번에 필요한, 사다리를 오르내리는...
농부의 근육을 만든다.
이제 다음 차례는 마음 근육이다.
필요할 때 스위치만 넣으면 제대로 작동될 수 있는 근육이면 좋겠다.
그리고 이왕이면 두텁고, 따뜻하게 만들어졌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