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4일 성현수의 하루

오늘도 면접을 보러 간다.

by 우주 작가

아침


오랜만에 현수의 하루는 바쁘게 흘러갔다.

면접 시간은 오후 2시

지금 시간은 오전 9시

면접 장소까지 1시간 정도 소요되기 때문에

집에서 12시 30분에는 나가야 여유롭게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현수는 더 일찍 11시 30분에 나가기로 했다.

조금이나마 일찍 가서 근처 카페에서 면접 준비를 마무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현수는 그동안 준비했던 면접 자료들을 살펴봤다.

회사에 대한 정보는 이제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예상 면접 질문지에 대한 모든 대답 역시 준비되어있었다.

인터넷에서 찾은 면접 후기들도 다시 살펴보며 오늘 현수의 모습이 면접관에게 어떻게 비쳐줘야 할지에 대해 생각을 했다.

취업이 장기화되면서 대부분의 대답에 대해서는 현수도 쉽게 대답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현수는 계속해서 면접에서 탈락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난 면접에서 부족했던 점을 보강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했다.

이 모든 것들이 다시 한번 시뮬레이션하며 현수는 시계를 쳐다봤다.


이제 시간은 10시


현수는 다시 한번 면접을 시뮬레이션하며 세수를 하기 시작했다.

세수를 마친 현수는 면접을 위한 단정한 차림을 준비했다.

정장 차림으로 오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지만 최대한 현수는 세미 정장으로 면접에 대한 예의를 갖추려고 했다.


이제 11시 20분


현수는 모든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러 갔다.

스마트폰에서 다시 한번 회사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런데 뭔가 위치가 이상하다.

현수가 파악했던 장소 하고는 다른 주소가 나오자 현수는 순간 당황하기 시작했다.

현수는 다시 한번 문자를 확인한다.

면접 장소는 지도 앱에 나오는 장소 하고는 확실히 달랐다.

다행히 두 장소 간의 거리는 크게 차이가 안 났다.

현수는 면접 장소로 적힌 장소로 가기로 한다.

회사가 이사를 갔거나 회사가 있는 다른 건물에서 면접을 볼 수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수는 다시 문자에 적힌 장소를 지도 앱에 입력하여 최단 거리를 파악했다.

예상 소요 시간은 57분

현수는 지하철을 타고 면접 장소로 이동했다.


점심


면접 장소 근처로 도착을 하니 시간은 12시 22분이었다.

현수는 근처의 적당한 카페를 찾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많이 없으면서 조용히 있을만한 카페를 발견한 현수는 그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밥을 먹을까 고민했지만 현수는 면접을 마친 후 식사를 한 번에 하기로 한다.

커피를 시킨 현수는 다시 한번 면접을 시뮬레이션했다.

수없이 시뮬레이션한 면접 상황, 이번엔 실수란 없다.

그렇게 시뮬레이션을 몇 번이나 했을까

시계를 보니 어느새 면접까지 20분만 남은 상황이었다.

현수는 카페를 나와 서둘러 면접 장소로 이동했다.

면접까지 남은 시간은 15분

현수가 면접이 진행된다는 건물 1층에 도착했을 때의 시간이었다.

현수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에 있는 면접 장소로 이동했다.

7층에 도착하자 잘 차려입은 남자 하나가 현수에게 다가온다

“2시에 면접 보러 오기로 한 성현수 씨가 맞을까요?”

현수는 자신에 대해 물어보는 남자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를 하며 본인이 맞다고 대답했다.

그 남자는 현수에게 자기를 따라오라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도 없는 회의실로 안내하였다.

“여기 찾느라 힘드시지 않았어요? 여기까지 얼마나 걸리세요?”

현수는 1시간 정도 걸렸고 지하철 근처라 쉽게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수의 대답 자체는 관심 없었다는 듯이 남자는 다시 말했다.

“앞에 면접 보러 오신 분이 끝나면 5분 있다가 들어갈 거예요. 아마 2시 5분 정도에 시작할 거 같네요”

알겠다고 말하는 현수를 뒤로 하고 남자는 갑자기 사라진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등장한 남자는 물병을 몇 개 가져와 현수의 앞에 놓는다

“미안해요. 물이 없었네. 여기 물 드시면서 편하게 있으세요. 앞의 면접자 끝나면 올게요”

그리고 다시 사라지며 회의실의 문을 닫았다


정막의 순간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곳에서 현수는 눈앞에 있는 물병의 수를 세어본다.

3병

자신을 포함해 3명의 면접자가 추가로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뜻하는 것 같았다.

바로 앞 타임에 한 명이 있으니 최소 4명의 면접자가 있다는 것이었다.

대규모 공채도 아니었기 때문에 다대다 면접은 진행되지 않았다.

취업 사이트의 정보를 보니 이 회사는 적당한 대상자가 나오면 바로바로 면접을 보는 편이라고 했다.

현수는 회의실을 둘러본다.

적막이 흐르는 회의실은 전형적인 공간으로 특별할 것이라고는 없었다.

이 회사가 뭐하는 곳인지 전혀 모른 상태에서 왔다면

이 회의실만 보고는 회사의 업종 자체를 파악하는 것조차 불가능해 보였다.

이제 머리가 하얘진다.


이윽고 문이 열린다

“현수 씨! 준비 다 되었나요?”

현수는 자신의 옷을 다시 확인했다. 흐트러진 것은 없는지 머리도 다시 만지며 현수는 일어나 모든 준비가 다 되었음을 남자에게 알렸다

“따라오세요.”

남자를 따라 현수는 좁은 복도를 지나갔다.

복도를 지나니 사무실의 모습이 보인다.

실제 일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니 그제야 이 회사가 무슨 회사였는지를 알 수 있게 된다.

곳곳에 회사의 상징이 되는 로고 등이 보였기 때문이다.

“자 이제 저 방으로 들아가면 됩니다. 다 보시면 아까 그 회의실 앞으로 오세요”

남자는 다시 현수를 뒤로 하고 사라졌다.

현수도 숨을 고르며 면접 장소로 들어갔다.

“어서 와요, 성현수 씨?”

현수는 면접관들에게 90도로 인사했다.

“이 앞에 앉아요”

현수는 면접관들 앞에 놓인 의자에 단정한 자세로 앉았다.

“안녕하세요. 너무 긴장 말고, 그냥 이야기하러 왔다고 생각하고 말씀해주세요”

면접에 갈 때마다 듣는 말이지만 면접 장소에서 어떻게 긴장을 안 할 수가 있을까.

미소를 지으며 대답하는 현수 앞에 면접관이 첫 질문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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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 후


“자, 수고했어요. 현수 씨. 결과는 일주일 안에 알려주는데 더 빨리 알려줄 수도 있어요. 합격, 불합격에 상관없이 말씀드리고 있습니다. 반가웠어요.”

면접이 끝난 현수는 면접관들에게 인사를 했다.

다시 볼 수 있는 사람들일까. 마지막 말을 들어보니 불합격에 가까운 것 같다는 느낌도 드는 것 같았다.

현수는 다시 사무실을 가로질러 회의실 앞으로 간다.

곁눈질로 현수는 이 회사 사람들과 동료가 되는 상상을 잠시나마 해봤다.

“면접 잘 보셨어요?”

현수를 처음에 안내했던 남자가 물어봤다.

하지만 예의 상 하는 말로 남자는 현수의 대답을 그리 궁금해하지 않았다.

“면접 결과는 5일 안에 올 거예요. 그래도 너무 기다리게 하는 것도 그러니 최대한 빨리 안내 갈 예정에요”

자리를 뜨려는 현수 앞에 남자는 봉투 하나를 내민다.

“이건 면접비예요. 교통비로 사용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남자는 엘리베이터 버튼을 눌러준다.

엘리베이터는 바로 오지 않았다.

현수와 남자 사이에 민망한 침묵만이 이어질 뿐이었다.

이윽고 엘리베이터가 7층에 도착했다는 신호를 보냈다.

“오늘 수고하셨어요. 안녕히 가세요”

현수는 남자에게 인사를 하고 1층을 누른다.

엘리베이터가 닫혀 남자가 시야에서 완전히 사라지고 나서야 현수의 긴장도 완전히 풀어졌다.

다시 밖으로 나온 현수는 그제야 밀려오는 허기를 인식할 수 있었다.

편의점으로 들어간 현수는 컵라면 하나를 골라 허겁지겁 먹었다.

밥을 먹으니 이제야 생각이 제대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창밖에 단정한 옷차림의 사람들이 지나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저들도 현수처럼 면접을 보러 온 사람들일 수도 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가며 현수는 오늘 면접을 리마인드 했다.

면접은 생각보다 일찍 끝났고 특별히 대단한 질문은 나오지 않았다.

모든 질문에 잘 대답했다 생각을 했지만 이제 생각해보니 바보같이 대답한 것도 있는 것 같았다.

막상 이제야 더 좋은 대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답답해진 현수는 스마트폰을 꺼내 게임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런 생각 없이 할 수 있는 아주 단순한 게임이었다.


다시 집


집으로 돌아온 현수는 우선 샤워를 하기로 한다.

샤워를 하니 오늘 면접이 무난했던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망했다는 생각이 더 들기 시작했다.

샤워를 마친 현수는 스마트폰을 확인했다.

그새 문자 하나가 와있었다.

바로 며칠 전 면접을 본 회사였다.

하지만 기대한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현수에게는 오늘 면접을 본 회사 하나뿐만 남게 되었다.

몇몇 서류를 넣은 회사가 있지만 꽤나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대답이 없는 곳들이었다.

밀려오는 답답함을 뒤로하고 현수는 컴퓨터를 켜 취업사이트로 다시 접속한다.

수없이 많은 회사들

그중에 현수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그 답답함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

현수의 하루는 언제쯤 현수가 바라는 일상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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