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5일 김철민의 하루

그냥 평범한 하루

by 우주 작가


아침


“5분만 더…”


시끄럽게 울리는 알람벨 소리를 뒤로 하고 철민은 베개로 귀를 가렸다.

하지만 이윽고 생각하니 5분을 더 잔다고 해서 기분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어느덧 1분이 지났다. 4분만 더 자면 푹 잔 느낌이 들까? 개운한 느낌이 들까?

시간을 늦추면 늦출수록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줄어든다는 것은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것을

철민은 알고 있었다.


‘그래, 그냥 일어나자’


핸드폰을 보니 원래 일어나려던 시간에서 겨우 2분이 지났을 뿐이었다.


‘이럴 거면 그냥 처음부터 알람을 5분 후로 할걸…’


라고 생각하더니 이윽고 무의식적으로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어제 축구 경기 결과는 어떻게 되었지?’


좋아하는 팀의 승리 소식을 보고 기분이 좋아 골 장면을 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이윽고 철민은 자신이 준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왔음을 깨닫는다.


어느새 원래 일어나려고 하는 시간에서 5분이 지나있었다.


‘그래도 5분 늦게 알람을 맞췄으면 똑같이 일어나서 이렇게 5분을 허비했겠지’

라고 생각하며 화장실로 간다.


화장실에서 몸을 대충 씻은 철민은 오늘 입을 옷을 정한다.


‘그냥 무난하게 입자. 어제 입던 이 옷도 괜찮지 않을까?’


모든 준비를 마치니 이제 출근할 시간이었다.


사실 철민은 더 늦게 준비해도 됐다.


집에서 회사까지의 거리는 40분 정도가 걸렸고 지금은 출근 시간까지 2시간 정도가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철민은 꽤나 부지런한 사람이었다. 약간의 늑장을 부릴 수 있었지만

침대에서 5분 정도 미적거리는 게 그가 아침에 부리는 거의 유일한 사치였다.


홀아비 냄새를 풍기는 집을 나와 철민은 아침의 공기를 들이마셨다.


철민은 본인의 뇌가 상쾌해지는 이 느낌을 즐겼다.


부지런히 움직여 어느새 회사 앞에 도착하였다.


출근 시간까지는 대략 1시간 10분 정도가 남았다.



‘지하철을 제시간에 탔으면 조금 더 여유로웠을 텐데’



철민은 내심 아쉬웠다.


그는 회사 근처의 카페로 들어갔다.


매일 아침 출근 1시간 전, 즐기는 커피와 빵이 그가 즐겨먹는 아침이다.


카페에 들어간다고 해서 별 특별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니었다.


평소 좋아하는 웹툰을 본다거나 스포츠 경기 하이라이트를 보며 아침의 여유를 즐기는 것이 그의 낙이 었다.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되었네’


어느덧 출근 시간이 다가왔다.


그는 아침의 여유로움을 뒤로하고 바쁜 일상이 함께하는 공간으로 들어갔다.



“좋은 아침이에요!”


회사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며 철민은 자기 자리로 들어갔다.


철민은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는 카페가 아닌 조용한 사무실을 선호했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느끼는 감정을 그는 즐겼다.


하지만 몇 달 후 철민보다 일찍 출근하는 직원이 생기면서 철민은 카페행을 택했다.


처음에는 그 직원과 대화라도 해볼까 했지만 철민과 맞지 않는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컴퓨터를 킨 철민은 자신이 해야 할 업무를 정리하기 시작하였다.


‘오늘 반드시 해야 하는 일’

‘언젠가는 해야 하지만 꼭 오늘 해야 하는 것은 아닌 일’


이렇게 정리하고 있을 때 그의 상사가 철민을 찾기 시작한다


“철민 님, 별건 아닌데 이런 거 바로 처리해줄 수 있지?”



자리로 돌아온 철민은 컴퓨터에 새로운 일을 추가했다



‘내 일은 아니지만 지금 해야 하는 일’




점심



아침 일을 마무리할 때가 되자 다른 직원들이 메시지로 물어보기 시작한다.



‘오늘 순대국 어때요?’

‘오늘 떡볶이 먹으러 갈 사람 없나요?’



많은 직원들이 자신과 점심을 먹을 사람을 찾고 있는 중이었다.


철민은 오늘 누구 하고도 밥을 먹고 싶지 않았다.


뭐 먹을 거냐고 물어보던 옆 사람에게 철민은 간단하게 샐러드를 먹겠다며 했다.


그러자 옆 사람은 자기도 같이 가겠다고 한다.


철민은 약간 귀찮았지만 싫은 티를 낼 수 없기에 미소를 지으며 같이 가자고 하였다.


근처 빵집에서 간단하게 샐러드를 사고 자리로 돌아온 철민은 자기 자리에서 밥을 먹겠다고 동료에게 양해를 구했다.


철민은 다 마무리 못 한 오전 업무를 다시 체크하며 간단히 준비된 샐러드를 먹었다.




오후


오후 업무는 무난했다.


그리 큰 어려움도 없었고 철민을 귀찮게 하는 사람도 없었다.


중간에 미팅이 몇 번 있었다는 것 빼고는


내부 업무를 위한 회의였지만 발전은 없고 서로의 입장만 이야기하는 의미 없는 미팅이었다. 철민은 이럴 시간에 내 업무나 빨리 해결하고 싶다는 생각을 할 뿐이었다.


철민이 생각하기에 의미 없는 몇 번의 회의가 끝나고

철민은 커피를 마시며 남은 업무를 해결해나가기 시작하였다.


‘이제 누구도 나를 방해하지 마라’



퇴근


철민은 회사 사람들과 인사를 하고 사무실을 벗어났다.


철민은 사회성이 아예 없는 사람은 아니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회사 사람들과 엮여서 좋을 건 없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하였다.


‘그냥 여긴 내 할 일만 하면 된다’


철민은 그렇게 생각하며 일을 하였다. 물론 협조가 필요한 일에는 최대한 협력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철민은 매사에 업무를 철저하게 처리하는 타입이었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평가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조금 냉정하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않으려 한다는 주변의 이야기만 있을 뿐이었다.



퇴근을 하며 철민은 그동안 왔던 밀린 카톡들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시덥지 않은 친구들의 카톡방

주식 정보를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카톡방 (하지만 철민은 주식을 전혀 하지 않았다)

가끔 자기 자랑을 빙자한 이야기만 하는 카톡방

등 철민에게 큰 정보가 되는 이야기는 없었다.


그저 철민은 카톡 뱃지가 남아있는 것이 싫었기 때문에 메시지만 간략히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에만 대답할 뿐이었다.



마침 철민의 대답이 필요한 카톡방이 보였다.



‘오랜만이야! 철민아. 요즘 같은 때 만나기는 어렵지만 나 이번에 결혼해서... 혹시 다다음주에 시간 괜찮아?’



철민이 일정을 확인하니 급한 일도 없었다. 철민은 시간이 된다고 간략히 대답했다.


이제 핸드폰을 집어넣으려고 하는데 철민은 중요한 말을 안 했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핸드폰을 꺼냈다.



“아... 결혼 축하한다. 그러자 ^^”



친구의 대답은 기다리지 않고 철민은 이어폰을 끼고 즐겨 듣는 플레이리스트를 켜고 다시 핸드폰을 외 투 속에 집어넣었다.



지하철의 풍경은 무척이나 지겨웠지만 철민은 아무 생각을 하지 않기로 한다.

그저 예전부터 즐겨 듣던 노래의 가사에만 집중하고 있었다.

그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가사였지만…



집에 돌아오는 길에 그는 근처 식당에 들러 간단히 식사를 하였다.


이 동네에 이사를 오고 나서 찾은 철민만의 맛집이었다.


평범한 백반이 나오는 곳이었지만 철민은 이곳의 반찬이 맛있다고 생각했다.


사장님도 철민의 얼굴을 알아보고 아는 척을 하려고 했지만 철민은 간단하게 웃으며 목례만 하고 밥을 먹는데 집중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온 철민은 아무런 생각 없이 누워있었다.


멍하니 천장을 쳐다보던 철민은 정신을 차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대충 세수를 했다.


그리고 다시 옷을 갈아입고 홈트레이닝을 하기로 한다.


원래는 저녁을 먹지 않고 곧장 집에서 운동을 하지만 오늘은 점심이 부실했기에 저녁을 먹은 것이다.


운동을 즐겨하는 편은 아니었지만 최소한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철민은 매일 같이 약간의 운동을 했다.




운동을 마치고 철민은 무엇을 할까 잠시 고민하다가 핸드폰을 만지작 거린다.



카톡방을 확인하였다.



여전히 쓸데없는 말들만 가득했다.


하지만 그 카톡방 중에 유일하게 철민의 눈을 사로잡는 말이 있었다



“축하해줘서 고마워 철민아! 오랜만에 보겠네! 다다음주에 보자”



철민은 잠시 카톡을 보며 친구와의 옛 추억을 떠올렸다.


무언가 좋은 기억이 났는지 철민은 살짝 미소를 지었다.



핸드폰을 충전하고 철민은 다시 알람을 맞춘다.


“알람을 몇 시로 할까, 오늘처럼? 아니면 5분만 더?”



철민은 중얼거리더니 알람을 맞추고 핸드폰을 충전하기 시작한다.


세수를 하고 잘 준비를 마친 철민은


핸드폰을 보며 좋아하는 스포츠 경기 하이라이트를 몇 개 보고는


이내 내일 해야 할 일을 정리하고 나서야


잠이 들었다.



철민의 오늘 하루는 여기서 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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