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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주 작가 Jan 15. 2023

365일 동안 하루에 한 편 글쓰기

프로젝트의 마무리 

2022년 1월 2일부터 2023년 1월 1일까지...


1년 동안의 기나긴 프로젝트가 마무리되었습니다. 

마지막 글을 쓰고 나서 바로 후기를 쓰려고 했지만 1년 동안 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니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습니다. 허탈하면서도 시원한 기분이 들더군요. 1년 동안 글을 쓰는 게 습관이 되었기 때문에 글을 하루라도 안 쓰면 참지 못 할 것이라고 생각도 했는데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아주 평온한 마음으로 2023년을 지내고 있습니다. 마치 지난 1년 간의 행동이 없었던 일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1년 동안 글을 쓰는 일은 무척 힘들었습니다.

저의 부족한 실력을 알 수 있었고 소재는 고갈되어 '이제 뭘 쓰지?'라며 하루 종일 고민에 빠진 날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찌어찌 겨우 365편의 글을 쓰기는 했네요. 


365편의 글 중 11월 한 달 동안 연재한 30편을 제외하면 모두 독립적인 이야기입니다. 각기 다른 주인공이 나오고 그들이 각자 처한 상황도 다릅니다. 소설적인 장치도 그러하였습니다. 서술 시점도 다르고 장르도 다양하게 썼습니다. 1인칭으로 쓸 때는 이게 마치 제 경험담인 것처럼 생각하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쓴 글은 모두 허구입니다. 그럴싸한 실제 이야기 같은 글이 있기는 했지만 어디까지나 허구입니다. 그래도 그 글을 보고 실제 있는 일처럼 공감 해주신 분들을 보니 기분이 좋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현실적인 글을 썼다는 뜻일 수도 있으니까요. 


원래는 더 다양한 이야기를 담으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부족한 탓에 생각보다는 그리 다양한 이야기를 하지는 못 한 것 같습니다. 아까 말했듯이 소재가 고갈되는 경우가 많아 다양성까지 챙길 수는 없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노력은 하기는 했습니다. 


365편의 이야기 중 유일하게 11월 한 달은 연작으로 연재했습니다. 11월 1일부터 11월 30일까지 특정한 곳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주인공을 조금씩 다르게 하며 전개해 나갔습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있었지만 아포칼립스 소재를 활용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 달 동안 긴박하게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이라면 그것이 제격이라는 판단이었습니다. 그래서 활용한 것이 '좀비' 소재였습니다. 주인공이 입사한 회사가 사실 '좀비'를 만들어내는 이상한 곳이었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파헤친다는 아주 간단한 아이디어에서 출발했습니다. 여기에 '회사'와 '직장인'이라는 소재를 더해 조금 더 저만의 이야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이야기를 쓰다 보니 더 좋은 아이디어들이 떠올랐지만 모든 것을 다루기엔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이야기는 다 마무리되었지만 언젠가 시간이 다시 생긴다면 이 이야기를 조금 더 다듬어 더 그럴싸한 소설로 만들고 싶은 생각은 있습니다. 


365편의 이야기를 쓰는 방식은 아주 간단했습니다. 매일 정해진 날짜에 글을 쓰고 가급적 그날 브런치에 올린다. 이 프로젝트의 핵심은 '그날 어떻게든 쓴다'였기 때문에 글을 다듬는 작업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비문도 많을 것이고 오타도 수두룩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고칠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저에게 주어진 시간 안에 내가 얼마나 글을 썼느냐가 이번 프로젝트에서 더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제가 출판을 위해 글을 쓴다면 이렇게 하지는 않았겠지만 이 프로젝트는 글 쓰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었기 때문에 이 정도에서만 멈추기로 했습니다. 정말 나중에 다듬어야 할 때가 온다면 모르겠지만요.


365편의 이야기는 여기서 마무리됩니다.

생각보다 할만했지만 다시 하라고 하면 엄두가 안 나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하지만 재미있었습니다. 저에게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힘들었지만 하기를 정말 잘 한 프로젝트였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글을 쓸 것입니다. 어디서 어떤 모습으로 어떤 글을 쓸지는 모르겠지만 이제 하루에 한 편의 글을 꼭 써야 한다는 부담감에서는 벗어났지만 이제 정말 좋은 글을 아주 잘 써야 하는 현실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비문도 고쳐야 할 것이고 개연성도 잡아야 할 것이며 무엇보다 재미있는 글을 써야겠지요. 수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 같기는 하지만 그래도 기대는 됩니다. 지난 1년 간의 경험이 앞으로 저에게 좋은 토대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저의 일을 하려고 합니다. 


저의 낙서장에 가까웠던 브런치에 방문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합니다.

언제가 또 더 좋은 글로 여러분들을 만날 수 있게 되는 날을 기다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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