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킨더의 취미는 온 가족을 춤추게 해

아들의 첫 농구 수업, 그리고 반짝반짝 금메달

by 우주소방관

아들의 체력 증진과 취미 생활을 위해 지난주부터 가을 농구 수업을 시작했다. 매주 일요일, 두 시간씩 두 달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이다. 다른 프로그램과 달리 이곳 농구 수업의 목표는 ‘경쟁’이 아니라 ‘놀이’. 아이들이 즐겁게 놀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그래서인지 코치들도 전문가가 아니다. 참여하는 아이들의 부모가 직접 맡는다. 신청만 하면 되고, 제공되는 가이드라인을 따라 지도하면 된다. 나도 잠시 진지하게 신청을 고민했지만, ‘괜히 동양 아줌마 코치는 싫어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마음에 이번엔 포기했다. 언젠가 더 자신감이 생기면 꼭 해보고 싶다.


이 수업의 또 다른 장점은 남녀 플레이다. 남자아이들만 있는 곳은 경쟁심이 심하다고 한다. 공과는 아직 서먹한 우리 아들에게는 이곳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베프 여자친구와 함께 시작된 농구 수업. 그 덕분인지, 아니면 코치 덕분인지, 아들의 굳었던 얼굴이 점점 편안해지더니 어느새 수업을 즐기고 있었다. 공을 잡으면 곧장 친구에게 던져주기 바쁘고, 경기 시간이 되면 양쪽 골대를 오가며 뛰어다니기에 정신없었다.


그 모습이 얼마나 귀여웠는지! 남편과 나는 초집중해서 지켜보며 박수치고 응원했다. 남편은 중간중간 물을 챙겨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보기 좋은 부자지간이 따로 없었다.


두 시간이 훌쩍 지나 수업 마무리 시간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 코치가 금메달을 꺼내더니 “오늘의 주인공”이라며 아들에게 걸어주는 게 아닌가! 세상에. 아들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안 그래도 “또 가고 싶다”라고 했는데, 메달까지 받으니 더 말할 게 있겠는가. 곧장 한국의 할머니, 할아버지께 자랑 자랑을 했다.


남편은 메달 기념으로, 또 앞으로의 플레이를 위해 아들에게 농구공을 사주었다. 아들과 함께 연습하고 싶다고. 일단은 드리블부터, 그다음은 방어 연습까지 차근차근.


아들의 농구 수업 덕분에 우리 가족에게도 새로운 취미가 생겼다. 바로 농구 경기 보러 가기. 꼭 프로 경기가 아니어도 좋다. 가까운 대학 경기라도 자주 보면 더 많이 느낄 수 있지 않을까. 킨더의 취미 생활이, 우리 가족 모두를 춤추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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