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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여유 May 22. 2024

나의 멘토에 대하여-이수와 찬규

찬규는 이수가 다니는 대학을 알게 되어 진학 목표를 바꾸었다. 찬규는 원하던 대학교에 입학했다는 사실보다 이수를 자주 마주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설렜다. 이수와 찍은 졸업사진을 내내 지갑이 넣어 다녔다. 이런 사실을 알면 이수가 싫어할까 조금 걱정도 됐다. 찬규는 이수와 부딪히기 전부터 이수를 알고 있었다. 늘 시끄러운 무리 속에 있었던지, 이수가 있어 시끄러웠는지는 알 수 없지만 소란스럽다 싶어 바라보면 늘 이수가 있었다. 늘 웃는 이수가 있었다. 마치 오전 햇살을 모두 흡수한듯 이수는 환했다. 그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마음이 들떴다. 열심히 두리번 거리고 다녔지만 학교는 생각보다 넓었다. 그러다 우연히 채플 수업에서 이수를 만났다. 찬규는 하늘이 도왔다고 생각했다. 못 본 새에 이수는 더 환해져 어두운 대강당 안에서도 눈이 부실 지경이었다. 채플이 끝나고 다음 수업이 있다는 인문대로 걸어가는 길이 너무 짧았다. 이주째 같은 길을 가며 이수에게 멘토가 되어달라고 했다. 학교에는 멘토-멘티 제도가 있었다. 과사무실이나 학생처에 등록하면 학생 식당이나 학교 내 카페 쿠폰이 지급되고 질문지에 답을 하거나 학교 곳곳을 탐방한 후에 사진을 찍어 보고서를 내는 제도였다. 둘은 멘토와 멘티가 되어 자목련이 가득한 교정을 걷고, 벚꽃이 흐드러진 호숫가를 걷고, 라일락이 우거진 학교 카페 앞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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