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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정한 여유 May 23. 2024

내 인생에 가장 큰 오해

윤혜 인생에 가장 큰 오해는 수혁이 만들었다. 수혁과 만나는 동안 윤혜가 수혁에게 연락한 것은 손에 꼽는다. 늘 수혁이 연락하기를 기다렸다. 수혁의 주변은 사람이 북적였고 그래서 수혁은 항상 바쁘고 틈이 없었다. 윤혜는 그래도 수혁이 자신을 살뜰히 챙긴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수혁을 방해하지 말고 기다리자고 혼자 생각했다. 한참 기울어져 있는 사이인 것이 분명했는데 윤혜만 그 사실을 외면하고 있었다. 기다림은 쌓여 금세 속상한 마음이 되었다. 속상한 마음을 내뱉지 못한 채 혼자 울며 잠들어도 다음 날이면 다시 수혁을 기다렸다. 윤혜는 사랑은 기다리는 것이라고 단정 지었다. 아파도 간절한 마음이면 사랑인 줄 알았다. 아픈 사랑도 있다고 오해했다. 불평 한 마디에 둘 사이가 금이 가버릴 것 같아서 조심하고 또 조심했다. 마음을 삭이고 다그치고 단속했다. 수혁과 짧은 만남이 깨지고 난 후에도 윤혜는 한참 동안 사랑이었다고 오해했다. 그것이 오해였다는 것을 깨닫는데 몇 년이 걸렸다. 그때야 오해의 시작이 수혁이었음을 인정했다.

그 시절 윤혜는 수혁이 아니어도 기다릴 대상이 필요했다. 부러 슬픈 영화를 찾아보는 것처럼 울 핑계가 안 그래도 필요했다. 무엇이든 자신을 괴롭히고 망가뜨려 주길 원했다. 이것은 아직 풀리지 않은 오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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