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말했다, 트래버 노아의 책을 집어 들고 한참 웃을 것을 기대했지만 어느새 눈물을 쏟고 말았다고.
나도 그의 말에 공감한다. 그는 자신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 하나의 국가가 겪었던 격변의 역사를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파르트헤이트’ 시대, 유색인과 백인이 섞이는 것 자체가 불법이었던 시절. 그는 혼혈이었기에 태어나면서부터 존재 자체가 “범죄(being born a crime)”였다고 표현한 그는 눈에 띄지 않기 위해, 목소리를 삼켜가며 자랐다고 설명한다. 트래버의 이야기는 유쾌하게 쓰여있지만 그 이면의 녹록지 않은 현실이 묻어나 가슴 한편을 아리게 만든다. 동시에 우리 모두에게 닥친 일중에 절망처럼 느껴지는 상황에서도 웃음으로 넘어서지 못할 것은 없다고 일러주는 것만 같다.
내게 유머는 참 어려우면서도 선망하는 존재와 같았다.
유머는 범위가 넓어서 정말 잘 구사하는 사람들은 부러웠지만, 잘못 사용하면 가벼워 보이거나, 다른 사람들을 상처 줄 수 있다는 생각에 선뜻 시도하기 어렵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트래버는 유머가 "다름을 존중하고 경청함으로 시작"된다고 말한다.
유머는 또한, 사람들에게 호감을 갖게 하는 강력한 무기이자, 내 말에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만드는 좋은 수단이 되기도 한다. 그가 아니었더라면, 나는 크게 접점이 없는 아프리카의 역사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게 멀리 갈 것 없이 누군가 좋아하거나 관심을 갖지 않으면 바로 옆에 사는 이웃들의 삶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하나도 알 수 없게 마련이다.
오늘날 우리가 정말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일은 어쩌면 단지 귀 기울이는 것, 연결되는 것, 그리고 함께 웃는 것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