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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재난과 먹거리


지난 3월, 곡물·유지류·육류·유제품의 국제가격 동향을 보여주는 지수인 세계식량가격지수(FFPI, FAO Food Price Index)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곡물 및 육류의 가격이 계속해서 상승세인데요. 매 끼니 먹는 쌀과 밀가루와 고기의 값이 고공행진하는 탓에 식사 시간이 두렵다는 직장인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원인은 다양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공급 중단, 바이오 에너지 사용으로 인한 곡물 가격 상승, 육류 소비의 증가, 가뭄으로 인한 생산량 감소 등입니다. 기후위기 역시 식량안보 위기 상황을 설명할 때 빼놓을 수 없는데요. 이상기후로 인해 원두 값도 크게 올라 올해 초 스타벅스를 필두로 프랜차이즈 업체 대부분이 커피 가격을 인상했습니다. 점심 먹고 수혈하는 커피 한 잔, 이젠 금값입니다.


기후위기를 넘어 도래한 기후재난 시대,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할지 성찰과 자정이 필요합니다. 오늘은 북저널리즘과 함께 기후재난 시대의 먹거리에 관한 다양한 인사이트와 전망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1. 식량 안보의 딜레마


전 세계 곡물 가격이 치솟고 있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하는 세계식량가격지수(FFPI)는 2014~2016년의 평균치인 100을 기준으로 하는데 지난 2022년 3월엔 159.3을 기록했습니다. 이 지수가 도입된 1996년 이래 최고치입니다.


기후 변화도 식량난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전부터 예견됐습니다. 먼 나라, 먼 미래의 얘기로 치부하는 사이에 위기는 가장 사소한 곳을 파고들었죠. 식탁과 장바구니, 냉장고는 전장이 됐습니다. 거론되는 모든 위기를 재확인해야 할 때입니다. 지금의 위기는 안보와 직결됩니다. 그중에서도 인간과 가장 밀접한 것은 먹거리입니다. 식량 위기의 본질은 무엇일까요? 푸드 테크는 식량난을 해결할 열쇠가 될까요?



2. 도축 없는 미래


세포농업 전문기업 ‘스페이스에프’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과 함께 배양육을 본격 연구합니다. CJ제일제당 역시 배양육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바이오 기업 ‘케이셀’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신선육의 글로벌 공급망 붕괴는 식품으로서의 고기가 지속 가능할지에 대한 의문을 남겼습니다.


공급망 붕괴만이 대체 단백질 시장을 이끈 것은 아닙니다. 착한 소비와 지속 가능한 식량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대체 단백질은 하나의 트렌드가 됐습니다. 새로운 고기는 비건을 지향하는 이들에게만 소구하지 않았습니다. 식량 안보 위기와 기후 위기, 동물권 등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Z세대에게 대체 단백질은 단백질 그 이상입니다.



3. 농업의 종말


영국의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생태 복원의 모토는 “땅은 그대로 내버려 둬야 한다”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땅을 효과적으로 경작하고 개간해 온 인류의 오랜 노력과 상충합니다. 농업에 대한 인식 변화는 더욱더 극적인데요. 농업 생산성의 증가가 시민들의 삶을 개선해 주었다고 추앙받아 왔다면, 이제는 생산성의 향상을 가져온 과학적 도전들이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탄받고 있습니다.


농업 혁명은 시대적 요구이고,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 되었습니다. 기존의 농업이 종말을 앞두고 있는 지금, 그로 인한 식량 부족 등의 민감하고 현실적인 문제를 우리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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