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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공간여행자 Sep 20. 2024

지금 가장 뭘 하고 싶으세요?

"지금 당신에게 먹고살만한 돈과 시간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싶나요?"


"여행이요."


너무도 자연스럽게 튀어나와서

대답을 하고 나서 놀랐답니다.


우리는 가끔 그리 친하지 않은 사람으로부터

그리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대화에서

무언가를 깨닫곤 하죠.


'아, 나 지금 여행을 가고 싶구나. 근데 못 갈 이유가 있나?'


네, 못 갈 이유의 대부분은 시간과 돈이죠.

시간은 충분했고, 돈은 좀 모자라지만

이 정도의 조건이면 가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어디로? 는 이미 정해져 있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유럽에 다녀오는 것이 저의 버킷리스트 제일 꼭대기에 있었거든요.


다녀와야 하는 이유는 또 하나 있었습니다.

어쩌다 보니 그동안 서양건축사 관련 수업을 몇 번 하게 되었는데

그때 만들었던 수업자료가 꽤 되었어요.

그리고 어느 학기엔가 강의평가에 수업자료가 좋았다는 평에

용기를 얻어 전자책을 내었죠.

덕분에 다른 곳에서도 관련 강의를 하게 되었지만

마음 한편에 숙제를 남겨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습니다.

먹어보지 않은 근사한 요리를 설명하는 기분이랄까?


강의를 위해 자료를 찾고 공부하다 보니 책 속의 건축물들을 직접! 보고 싶었습니다.

'고딕성당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5만 명이나 들어갈 수 있었다는 콜로세움'

'미켈란젤로가 '천국의 문'이라며 감탄했던 기베르티의 산 조반니 세례당 동쪽출입문'

'피렌체 어디에서든 보일만큼 크다는 브루넬레스키의 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의 천재들이 남긴 작품의 집합소인 바티칸의 성베드로성당'


네, 그래서 갑니다.

이미 몇 번의 수정에 수정을 거친 책을 다시 손 보지는 일은 없겠지만

(전자책이라도 수정 후 판매처에 반영되기까지는 꽤 오랜 시간이 걸리거든요ㅜ.ㅜ)

다만, 다음에 관련 강의를 할 때 훨씬 더 생생하게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요?


그렇게 오랫동안 바랬던 유럽여행 지금 다녀오려 합니다.


근데 원래 유럽여행은 이렇게 준비할 게 많은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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