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전통 건축인 한옥.
한옥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 있나요?
신발을 벗고 올라서는 순간 발바닥에 나무의 시원한 감촉이 전해지는 그곳.
바로 '마루', 한옥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공간인데요.
한옥의 마루는 단순히 바닥이 아니라 우리 조상들의 지혜가 담긴 특별한 공간이랍니다.
대청마루는 한옥의 중심이에요.
마치 거실처럼 가족들이 모이고, 손님을 맞이하고, 여름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쉬던 곳이죠.
집 안의 모든 길이 대청마루를 거쳐 가도록 설계되어 있어요.
그래서 대청마루는 자연스럽게 가족들의 소통 공간이 되었답니다.
가장 넓게 만들어져서 큰 행사나 제사를 지낼 때도 요긴하게 쓰였어요.
누마루는 다른 방들보다 한층 높게 만든 마루예요.
'누각(樓閣)'의 '누'자가 들어간 것처럼, 약간 올라가 있어서 주변을 내려다볼 수 있죠.
경치 좋은 곳에 만들어 차를 마시거나 풍류를 즐기기에도 딱 좋죠.
지면에서 떨어져 있어 통풍도 좋고, 여름철 습기도 덜하답니다.
툇마루는 한옥의 구조 안에 포함된 마루예요.
툇기둥과 안기둥 사이, 그러니까 처마 밑 공간에 자리 잡고 있죠.
비가 와도 젖지 않고, 햇볕이 강해도 그늘이 생기는 아주 실용적인 공간이에요.
방과 바깥을 자연스럽게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도, 집의 뼈대와 하나가 되어 있답니다.
쪽마루는 좀 더 자유로워요.
집의 구조와는 상관없이 필요한 곳에 덧붙여 만든 마루거든요.
방의 한쪽 끄트머리, 혹은 뒷마당으로 나가는 통로에 좁게 붙여놓은 마루를 생각하면 돼요.
'쪽'이라는 이름처럼 작고 좁지만, 실생활에서는 정말 편리한 공간이에요.
툇마루와 쪽마루는 기둥이 있냐 없냐의 차이이기도 해요.
한옥의 마루는 단순한 바닥이 아니죠.
대청마루는 가족들이 모이는 공간이기도 하고, 살짝 높은 누마루는 탁 트인 경치를 즐기는 공간이기도 하죠.
실내와 실외의 경계에서 툇마루나 쪽마루처럼 살짝 걸터앉아 계절을 느낄 수도 있고요.
이제 한옥을 보면 한옥의 마루가 어떤 마루인지 구별할 수 있겠죠?
이 사진의 한옥에도 2개의 마루가 보이네요.
찾으셨나요?
네, 맞아요!
가운데 대청마루와 양쪽으로는 기둥 없이 마루만 튀어나와 있는 쪽마루가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