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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We're tuff. 1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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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다정 Nov 17. 2019

We're tuff.2

10km쯤이야

캐나다 온 첫날 우리는 많이 걸었다. 숙소에 돌아와 아이폰 건강 앱을 확인하니 하루 종일 11.8km 걸었다. 나는 너무 놀라 나타샤에게 말했더니 신기해하며 그건 어떻게 알 수 있는지 물었고 우리는 대단하다 말했다. 그 이후로 나타샤는 하루 일과를 마치면 건강 앱을 켜 자신의 걸음걸이를 확인했다. 

9월 18일 11.8km

9월 21일 8.5km

9월 26일 10.5km

9월 28일 8.9km

10월 3일 8.1km

10월 10일 11km

3주 캐나다에 있는 동안 8km 이상을 걸은 날은 1/3이 되었다. 

정확한 목적지는 있었지만 가는 방법을 따라 걷지 않았기에 늘 상황은  변화했고 걸음걸이는 늘어났다. 문득 나타샤가 메일로 네가 오면 함께 hiking을 하자는 이야기가 떠올랐다. 산을 올라가지 않는 hiking이라 하였는데 바로 이것이구나 싶었다. 


8시간 운전을 한 그다음 날 나타샤는 뉴캐슬 아일랜드에 가자고 했다. 나탸사가 걱정되어 바라보았더니, 날씨가 좋아 오늘이 가기 좋다고 말했다. 우리는 서둘러 선착장으로 갔고 15분 남짓 배를 타고 섬으로 이동하였다. 나타샤는 도착하여 가장 먼저 지도를 살펴본 후 걸어 나갔다. 중간중간 지도를 보이면 꼭 살펴보고 어떻게 어디로 걸어 나가야 할지 고민했다. 이미 몇 번 와본 적이 있다는 나타샤는 줄곧 앞서서 걸어 나갔다. 그러다 언덕이 나타나면 나와 걸음이 비슷해졌다. 나타샤는 언덕을 오르거나 험난해질 때면 우리의 모토인 We're tuff를 말하며 차곡차곡 걸었다. 점점 끝나는 길이 다가올 때쯤엔 길보다 언덕이 많아져 점점 업! 업! 업! 업! 올라나갔지만 나타샤는 숨을 고르며 걸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완주했다. 나는  나타샤가 We're tuff라는 말을 꺼낼 때 나타샤가 너무 멋지다 생각했다. 나타샤는 짐이 무겁다고 나에게 들어달라는 말도 없었고 언제나 스스하려했다. 걸음이 힘들 때면 잠시 멈춰서 숨을 고르거나 카페에 들어가 차를 마셨고, 결국은 모든 걸음을 걸어 나갔다. 걸으면서 이야기하는 일은 가만히 앉아있어 이야기 나누는 일보다 즐거웠고, 걷는 시간을 즐겁게 만들었다. 그 날의 여행 계획이 빠르게 끝나면 늘 걷는 시간을 가졌다. 

덕분에 우리는 밴쿠버 아일랜드 나나이모에 있었지만 늘 까미노 같았다.  


그리고 나는 나타샤와 있는 시간 동안 몸도 마음도 터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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