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현의 생각의 정원 Jul 22. 2020

로봇이 대신할 수 없는 일

코로나 19로 대한민국 역사상 첫 온라인 개학이 시작되었다. 하루 종일 이 단톡방 저 단톡방 온갖 설들이 오가고 전근 후 인사도 나누지 못한 사람들이 정체도 밝히지 못한 문자를 보내기 시작했다. 신입생만 네 명.실무사샘도 바뀌고 같은 신입생 처지가 반갑긴 한데 그야말로 혼란의 3월이다. 행정실에서 얻은 학부모 전화번호로 무작정 전화를 걸어 내 소개를 하고 아이들 안부를 묻는다. 규민이, 철규, 민규, 규세!! 네 녀석 모두의 이름을 섞은 낯선 네 통화로 3월 2일을 시작한다. 단톡방에서는 어떻게 수업을 할까 선생님들의 설왕설래가 오고 간다. 우리 학교는 청각장애 학생이 있어서 온라인 클래스 청각장애인 안내 시스템을 이용해야겠다는 선생님, 우리 학생은 한글을 몰라서 초등 1학년 과정이 적합하다는 선생님, 컴퓨터를 다룰 줄 몰라서 학습지를 인쇄해서 보내야한다. 시각장애가 있어서 확대경을 대여해야 한다는 둥. 같은 공간에 있지만 하나를 향해 모이지는 않는다. 4월 9일까지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각자에게 맞는 방식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는 생각에 답을 알 수 없는 답을 나눈다. 

그야말로 개별화된 교육이다.

4차 산업시대. 인간이 할 수 없는 일을 로봇이 해내고 인간의 일 대부분을 로봇이 대처한다는데 

진짜 이 일을 누가 대신할 수 있단 말인가.


 그 어떤 로봇도 규민이의 자폐 성향과 민규의 자폐성향의 한끝 차이를 찾아내 그에 적절한 피드백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수 없을 것이다. 똑같은 아이가 왜 계속 나오냐는 다운증후군 철규와 규아의 고집을 꺾을 수 있는 한방의 묘책을 네이버에 아니 검색 대마왕 구글의 신이 와도 찾을 수 있을까? 전문적이지 않아 보이고 매일 침이나 닦고 똥이나 치우고 유치원생처럼 만들기나 해내던 그 교사의 마음결이 아니면 알아볼 수도 없고 맞춰 줄 수도 없고 해낼 수도 없는 일. 로봇 따위는 밀쳐버리면 그만인 민규의 선생님 그것이 바로 특수교사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