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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현의 생각의 정원 Jul 22. 2020

루돌프의 삐뚤어진 코

한 줄 한 줄 천천히 읽어보길 바란다.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 

다른 모든 사슴들 놀려대며 웃었네 

가엾은 저 루돌프 외톨이가 되었네 


안개 낀 성탄절 날 산타 말하길 

루돌프 코가 밝으니 썰매를 끌어주렴 

그 후론 사슴들이 그를 매우 사랑했네 




사람들은 루돌프의 빨간 코를 비툴어진 코라고 놀리고 따지고 

같이 앉으려고도 안하고 쳐다보지도 않는데... 

어떻게 자폐아를 닮았다는 빨간코 펭수는 사람들이 열광하는

정말 재미있고 유쾌한 캐릭터가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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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브런치의 인기 글 중에 펭수는 자폐아를 닮았다는 글이 인기글에 올라와 있었다. 

생각하지 못한 부분이었는데 생각해보니 오호 정말이네 

일방적으로 자기 주장만 말하고 상대방의 의견을 잘 받아드리지 않는 점 

본인 위주로 떼도 자주 쓰고 아이같은 면이 어쩌면 자폐를 가진 친구들을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런 폥수의 어떤 면이 자폐와는 다르게 우리에게 거리감을 주지 않고 친근함을 주었을까 

어떻게 사람들이 그렇게도 펭수에게 열광하게 만들었을까? 문득 궁금해졌다. 


펭수는 참지 않는다 본인이 느낀 바를 그대로 표현하고 솔직하다. 

거침이 없고 사회적 명성이나 지위에 굴하지 않고 할말은 다 한다. 

우리 완기도 다르지 않았다.

먹고 싶은 걸 먹고 싶다고 말하고 달라고 떼를 쓴다 

어떤 선생님이든 어려워 하지 않고 본인의 인사를 다 받아줘야 성질이 풀린다.

교장선생님 이름도 거침없이 부르고 노래하고 싶을땐 수업시간도 가리지 않고 노래한다. 

늘 매니저를 부르고 귀찮은 일은 매니저를 시키는 펭수처럼 

밥 하나도 혼자서 떠먹지 않고 엄마와 선생님에게 도움을 받아야한다. 

외모는 얼마나 또 고급진 지. 자폐 청소년 치고 펭수보다 고급지지 않은 아이를 본 적이 없다. 


그런데 왜 우리 아이들은 펭수처럼 인기도 없고 사람들이 열광하지 않는 걸까?

우리 완기가 펭수탈을 쓰고 똑같이 이야기하면 웃어주고 안아줄까?


어쩌면 사람들이 펭수를 보듯이 우리 아이를 보지 않는 이유는 

루돌프의 빨간 코를 빨갛게 보지않고 반짝이로 보지않고 

비뚤어져있다고 스스로 판단해 버리는 마음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 마음의 눈 때문에 완기의 어떤 행동도 반짝여 보이지 않고 

펭수처럼 위트있어 보이지도 않았을 것이다. 


오늘도 펭수처럼 매니저를 부르고 눈을 맞추지 않은 채 

자기 말만 해대는 완기를 보며 

지난 20년 동안 

나는 루돌프의 빨간 코를 반짝이로 만들어 

사람들에게 짠하고 내놓았던

산타였을까? 펭수를 더 빛나게 보이게 했던 

매니저 역할을 잘 하고 있었을까?

생각한다.


나에겐 펭수보다 훠얼씬 귀엽고 재미있고 유쾌하고 따뜻한 녀석들 


그들의 삐툴어진 코를  바로 세워 잡아 주기보다

삐툴어진 채로 반짝이게 잘 닦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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