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춘기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합니다. 사춘기는 제2의 급 성장기니까요. 사춘기 때 가져보지 못한 경험이나 정서는 아이의 인생에서 지워집니다. 평생 가질수가 없어요. 뇌에서 이런 분야는 필요없구나 하고 지워버리니까요. 그래서 다양한 경험과 사고가 필요한 시기가 사춘기입니다. 이때 얼마나 정성을 들여 아이를 잡아주느냐에 따라서 아이는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춘기가 중요한 것이 그 이유때문만은 아닙니다. 사춘기 아이를 키우면서 엄마인 내가 살아야겠기 때문입니다. 내안에서 자라지 못했던 감정의 씨앗들을 키우고 보살필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엄마인 나는 어릴 때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해결되지 못한 것들이 있습니다. 내 안에 뿌리깊게 자리잡고 나를 흔드는 감정입니다. 나만 흔들면 다행이지만 아이에게까지 영향을 줍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가 괜히 미워질때가 있지요. 그때의 나는 받지 못했는데 그래서 평생 해결하지 못하고 끙끙거리는데 아이는 그걸 마음대로 누리고 있으니까요. 미울수 밖에 없지요. 나는 당연히 자연스럽게 사랑을 받고 자라지 못했는데요. 아이는 당연한 사랑을 자연스럽게 달라고 해요. 그러니 화가 나고 짜증이 날 수 밖에 없습니다. 내 안에 해결되지 못했던 찌꺼기 감정들이 자라나지 못하면 해결될 수 없는 문제지요. 아이와 평생 싸우면서 자녀를 미워하면서 살수는 없잖아요. 그러니 아이와의 거센 충돌이 일어하는 사춘기에 해결해 보자는 겁니다.
과연 나에게 해결되지 못했던 감정이 무엇인지 말입니다.
저는 아주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사람입니다. 사람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어렵습니다. 아픔에 공감해주는 게 참 힘이듭니다. 아이는 저에게 공감을 요구하는데 저는 그러질 못합니다. 어떻게 답을 해줘야할지 너무 어렵기만 하지요. 그것이 어릴때 저의 불안에서 기인했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습니다. 어려서 자주 싸우셨던 부모님들. 그 불안한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서 저는 감정이라는 부분을 억누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논리적이고 이성적인 생각을 통해 나의 불안을 잠재웠던 것이지요. 그래서 저는 지금도 제 감정도, 아이의 느낌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내안에 어떤 상처가 자라지 못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아이들과 함께 해결해 나가고 성장해 나갈 수 있으니까요.
사춘기에 우리는 자녀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야합니다. 내가 살기 위해서 그래야 합니다. 엄마인 내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서 내 안에 어떤 것들이 아이를 통해 발현되는지 지켜보아야 합니다. 토닥여 주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아이도 나도 평화롭게 성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