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생활 속에서 텔로미어를 지키는 방법에 대하여
제가 재밌게 봤던 영화 중에 하나, 뱀파이어 시리즈입니다.
흔히 떠올리는 귀신의 이미지 대신
죽지 않고 아주 멋진 모습으로 수천년을 산 남자 주인공이 나오죠.
무서움 대신 '부러움'을 느끼게 되는 포인트였습니다.
불과 10년, 20년의 세월이 지나면 10년 전의 나보다
부쩍 늙은 모습을 거울에서 마주해야 하는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한계겠죠.
이런 노래가사가 있어요.
천 년을 살까 몇 백 년을 살까. 길어야 백 세 인생이니 행복하게 살자!
우리는 행복하게 살아야 하는 당위성을 늙고 결국 죽는다는 데 두기도 합니다.
오늘 책을 읽는데 이런 문구도 나오더군요.
인생은 우리가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동안 흘러 없어지는 바로 그 것이다. 모든 인간은 죽는다.
우리가 태어나기 전 이미 수십억년 동안 존재는 존재했고, 우리가 죽은 후에도 우주는 수십억 년 동안 얄미울 정도로 잘 굴러갈 것이다.
아직 태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슬퍼하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듯이, 우리는 더 이상없는 죽음을 슬퍼하거나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죽음은 태어나기 전과 같다고요.
<김대식의 빅퀘스천 중>
그렇다면, 인간은 이 무수한 과학의 발전과 더불어 영생을 꿈꿔볼 순 없는걸까요?
어쩌면 가능한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상상을 해볼 여지를 주는 이야기를 오늘 해드릴까 합니다.
먼저 인간이 늙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우리 인간은 세포로 이루어진 존재입니다. 단세포로 출발한 우리 몸은 세포 분열을 시작해 2개가 4개가 되고, 4개가 8개가 되는 분열을 통해 성인을 기준으로 200조 이상의 세포들을 갖게 됩니다.
이 세포 각각은 모두 세포핵이 있고. 세포핵에는 염색체가 있는데요.
인간의 염색체는 46개죠. 부모님께 각각 23개씩 받게 됩니다.
이 염색체는 언제나 변하는데 그것을 세포분열이라 하고요. 몸 전체에 걸쳐서 존재하는 세포들의 맹렬한 분열은, 제가 여러분 앞에서 이렇게 말할 수 있게 합니다. 세포 내 모든 DNA가 복제되어야 하고요. 그렇게 제대로 된 복제를 통해 심장 세포는 일정하게 꾸준히 심장이 뛰게 해주고, 면역 세포는 세균과 바이러스에 맞서 싸우게 되고, 뇌세포는 일생에 걸쳐 배울 힘을 줍니다.
그런데 분열을 거듭하면서, DNA의 끝 쪽 일부가 닳아 없어지며 점점 짧아지게 됩니다.
그 없어지는 게 바로 텔로미어입니다.
비유를 해볼까요? 여러분 구두 다들 신어보셨죠? 처음에 사면 구두굽이 멀쩡하다가 점점 닳게 되죠.
굽은 어찌보면 신발 자체가 닳아 헤지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는데
만일 적절한 시기에 굽을 갈지 않으면 이런 신호를 보내죠.
빨리 구두 굽을 갈아라! 그렇지 않으면 못 신게 되니 말이죠.
텔로미어라는, 플라스틱 캡처럼 염색체 끝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면서 세포의 노화를 막는 효소가,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조금씩 닳아 없어지는 것. 이게 바로 인간이 늙고 결국 죽게되는 이유입니다. 이 텔로미어를 발견한 생물학자 엘리자베스 블랙번은 2009년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죠.
블랙번 교수는 연구 과정에서 테트라히메나라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테트라히메나는 더러운 연못 표면에 사는 단세포동물인데요.
아무 것도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절대 늙지 않고 죽지 않습니다. 시간이 아무리 흘러도 말이죠.
제가 앞서 말씀드린 뱀파이어처럼 영생합니다.
테트라히메나를 유심히 관찰하다
그들의 텔로미어가 절대 짧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찾아낸 블랙번 교수는
그 세포들에서 텔로미어의 길이를 복원하고 길게하는 텔로머라아제를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이걸 없앴더니 텔로미어가 짧아진다다는 사실까지도요.
자 그로부터 텔로미어의 단축이
심장병, 치매, 암, 당뇨의 발병과 연관이 있다는 사실까지 발견해 낸 우리 인류는,
이제 텔로미어를 길게 만들어주는 텔로머라아제를 사용해 우리 노화를 되돌릴 수 있을까요?
만일 텔로머라아제를 음료처럼 마실 수 있다면? 우리는 무조건 오래살 수 있을까요?
아이러니하게도 이 텔로머라아제는 양날의 검 같은 존재입니다. 이게 우리 몸속에 있다면 위에 나열한 질병들의 발병률을 낮출 수 있겠지만 동시에 암과 같은 병의 발병률을 높여줍니다. 암세포의 85%는 세포분열을 격렬하게 해도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알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암세포는 죽지 않고 계속 증식할 수 있습니다. 만일 우리가 텔로머라아제의 영향력을 특정할 수 있다면, 얘기는 달라질 수 있겠지만요. 어쨌든 이 연구가 계속 진행된다면 아주 오래 사는 인간의 모습도 생각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자 아직 마실 수 있는 텔로머라아제는 개발되지 않았으니
그럼 우리 일상 생활 속에 노력만으로 텔로미어를 조금이라도 보존할 수 있는 법은 없을까요?
블랙번 교수의 테드 강연을 통해 그 방법을 깨달아서 여러분과 나누고자 합니다. 블랙번 교수 동료 중 엘리사 에펠이라는 심리학자가 와서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해요.
"나는 만성적이고 극심한 스트레스가 우리의 신체와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는데, 아주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앓는 사람의 텔로미어는 어떨까요?" 라는 질문 말이죠.
그래서 이 둘은 실제 아주 아픈 아이 환자들을 돌본 어머니들을 연구했는데 놀랍게도 스트레스가 많으면 텔로미어가 짧아진다는 사실을 알아냈습니다. 환우를 돌본 기간이 길면 나이와 상관없이 텔로미어가 짧아진다는 사실을 찾아낸거죠. 즉 스트레스가 더 많다고 느낄수록 텔로미어의 길이가 짧아진겁니다.
인생의 특정 사건들에 우리가 어떤 식으로 대응하느냐가 우리의 텔로미어 길이를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해요. 그 증거가 뭐냐구요? 똑같이 환자를 돌보았는데도 스트레스를 더 잘 견디고 그 상황을 즐기려는 어떤 도전 정신을 가진 엄마들우리 몸 속 '텔로미어'를 지키면 영생할 수 있다?!의 텔로미어는 상대적으로 덜 짧아졌다는 사실 역시 연구를 통해 밝혀졌기 때문이죠.
자, 우리는 이미 우리의 노화에 대해 세포 수준까지 통제권이 있다는 사실, 놀랍죠? 이 사실을 듣고 나니까 정신이 번뜩 들더라구요. 아 즐겁게 살아야겠구나! 말이죠. 영생을 바라기 전에, 우리에게 주어진 하루 하루를 아주 즐거운 자세로 살아간다면, 영생하는 것보다 더 근사한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모두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