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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잔

차명상

by 메타보이


흰 잔


차 한 잔을 마신다는 것은

내 마음의 파동을 관장하는 일

한 해의 기운이 깃든 찻잎을

흰 다관에 내려놓는다

약수를 가만히 달여

고요히 잠들어 있는 찻잎을

가벼운 물방울로 톡톡 깨워 본다

신묘한 베넷향이 우러나오면

찻물을 절반만 채운 순백의 찻잔에

오감을 깨워 처음인 듯 차를 마신다

맑고 투명한 것이 혈관을 흐를 때

세포들은 즐거운 춤을 춘다


2025.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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