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까지 할 생각은 아니었습니다.
새해다. 작년 연말 작성한 새해 소망과 계획에 가장 중요한 하나로 운동을 꼽았다. 걷기부터 하기로 했다. 집 주변에 산이라고 하기에 민망한 공원 분위기의 낮은 산이 있고 동부간선도로 중랑천변도 있다.
보신각 종소리를 들으며 마신 숙취로 머리가 뿌옇고 몸도 무겁다.
새해 첫날을 운동은 커녕 종일 누워서 보냈다.
1월 9일
올해 운동으로 걷기로 했지만, 미루기를 차일피일. 그 첫걸음을 9일째 땠다. 총 거리 2.8km, 30분 40초, 평균속도 시속 5.5km. 이 날도 원래 운동을 작정하고 나선 것은 아니다.
절친과 저녁 술 약속이 있어 일찍 귀가했다. 집에 차를 두고 대리비를 아낄 셈이었다. 약속 시간까지 1시간 남짓 여유가 있었다. 버스로 10분 내외 거리다. 시간이 남는다. 걷기로 했다.
음악 들으며 느긋하게 걸으면 대략 약속시간에 맞춰 도착할 것 같다. 더욱이 동부간선도로의 공원 산책길을 거쳐가는 코스였다.
새해 운동하겠다는 다짐을 이렇게 30분 걷기로 시작하게 되었다. 밀린 숙제를 마친 기분이었다. 기분이 괜찮았다. 계속 걸을 수 있을까?
1월 10일_19분 28초_1.55km_시속 4.8km
이틀 연속 걷는 데 성공했다. 허나 19분 28초. 이 날도 운동을 위해 나선 건 아니고 버스를 타고 가다 몇 정거장 미리 내려걸었다. 그럼 일부러 걸은 건가? 암튼, 2일째 걷는 것을 이어갔다.
1월 25일_54분 34초_4.91km_시속 5.4km
보름 만에 걸었다. 평소(?) 보다 다소 많은 54분 남짓. 거의 한 시간이다. 속도는 약간 빠른 걸음정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