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토끼 Apr 19. 2020

설렘

죽음

어떤 사람을 알게 되었을 때  그 사람과의 소통 속에서 어느 날 난데없이 설렘이라는 감정을 만난다. 이 설렘이라는 호르몬은 새로운 물건을 갖고 싶었을 때,
가고 싶은 곳을 갔을 때, 맛있는 걸 먹을 때나, 새로운 음악을 만날 때 , 읽고 싶은 책을 읽을 때도, 마구마구 샘쏫는 샘물 같아서 행복한 순간이 몇 시간이고 지속되게 만들어준다. 하지만 이런 설렘은 안전하다. 소비와 함께 금방 끝이 나니까. 또 채워지면 자연스레 사라지니까..... 하지만 이성을 향한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다가오는 설렘은 거부할 수 없는 운명 같은 호르몬이다. 한번 설렘이라는 덧에 걸리면. 멈출 수가 없다.
불같이 뜨겁게 달아올라 시작되는 설렘이나 리트머스 종이처럼 서서히 스며드는 설렘이나. 설렘은 사랑이라는 끝을 향해서 달리고 있는 경주마와도 같다.
나에게 금지된 것! 하지 말아야 할 것, 욕심부리지 말아야 할 것, 넘보지 말아야 할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끌려가는 이성에 대한 사랑.

불륜!

 단순하게 이 사람이 좋다는 감정과는 다르다. 신경 쓰이는 감정과도 다르다.
이 끌림으로 치닫는 감정은 바로 나라는 정체성을 흔든다.
이때 저 멀리서 들려오는 시 유하의 오징어라는 짧은 시 하나를 떠올리면 바로
나의 온몸과 마을을  점령한 설렘의 정체를 알 수 있다.
눈앞의 저빛
찬란한 저빛
그러나 저건 죽음이다.
의심하라 모오든 생명을.
설렘이라는 감정에 안전장치를 채우고 즐길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설렘이 죽음이 될지.
찬란한 빛으로 계속 머물게 될지
아스라이 사라진 그리움의 감정으로 남게 될지. 는
 설렘이라는 감정을 다루는 주인의 몫이다.
눈앞의 이빛
따스하게 감싸는 이빛
내 욕심을 줄이고 줄여서
받아들이는 이빛
이빛은 생명이다.
믿어라
모오든 생명이 주는 환희는

욕심을 버리면.

아름답게 빛난다는것을
....


매거진의 이전글 늙음의 미학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