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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토끼 Sep 02. 2020

두려움과 불안의 실체를 보다.

자유

트라우마가
나를 집어삼키고 신체증상을 일으켜 또 고통의 시간이 돼버린 시간
나는
두려움을  받아들이는 건 물론 이 두려움을 대하는 마음을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아직도 트라우마의 감정이 올라오면 몸이 긴장되고 심장이 쪼여오고
기분이 녹다운되는 걸 무의식으로 느낀다.

하지만 이번 재발을 계기로 완전히 다른 인식의 전환이 찾아왔다.
두려울 필요도 걷어내거나 기억을 옅게 할 필요도 받아들여 완전히 수용할 필요도
없는 자유로움을 경험했다.

트라우마가 늘 기억 속에 존재한다고 믿으며 대비하고 견디고 바라보았던 그 마음이
트라우마에 대한 다른 생각 전환이 마음에 안착하자
이제는 느끼고 안 느끼는 그런 의지의 문제가 아니라 추억처럼 스쳐 지나가는
기억으로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이번에는 약을 먹어야 할 만큼 그 강도와 신체증상이 한 달이나 지속되었다.
아직도 진행형이며
약 없이 잠드는 밤의 기억이 없다.
그리고 그 시간  
나는 정말 내면으로 들어가서 트라우마를 보았다.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실오라기 하나 없는 마음으로 트라우마의 민낯을
보았다.

너무나 아름다웠다.
단지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나약해서 오는 불안이 아니라
본질은
뻐속까지
타인을 위한 이타심에서 나오는 두려움이었다.
내가 잘못되면 누군가 입을 상처
나의 부재로 인한 누군가의 불행
모두 다 타인들이 깔려있는 이타심에서
시작되는 실체의 불안이었다.
나의 순수한 불안은 조금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
나 자체로는 아무런 두려움이나 공포 따위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아름답고 슬픈 두려움이
모두 관계에 대한 인연과 관여되어 있고
희생이 기본 바탕이 된
우리의 마음의 기본 줄기였고..
그래서 슬픔이고. 아픔이며.
비극이지만 희극이기도 했다.

이런 두려움이 예술작품을 만들고 철학을 연구하게 만들고 그림으로 표현되는 순간을
만드는 것이었다.

또한 우리의 신성이 내면에 말을 거는
순간 이기도 하다.
이 무섭고도 즉각적이며 원색적이고도 강열한 감정의 공포는 날것 그대로
순수하고 아름답고 격정적이며 선하고 연약하며 신성했다.

하지만 왜? 이런 자기 보호적이며
이타적인 이 감정이
우리의 몸에 폭력을 가하는 걸까.
나는 이 질문 앞에 서서 망연자실 했다.
하지만 답을 찾는데
걸리는 시간은
금방이었다..

그 이유는  온전한 나의 세계 안에서 그 두려움을  경험하지 않아서 이다.

수치심과 걱정 죄책감 이런 감정을

타인과연결된 에고가 느끼는 감정은

우리를 감정을 파과한다.


인간은 사회적인 동물이다는 말에서부터 인간의 불행은 시작되었다.
인간이 관계 안에서 성장하고  또 그 안에서 살아가지만
또 죽어감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자신이 가진 공이라는 온전한 내면의 세상을 한 번도 인식해  본 적이 없다.

타인들의 감옥인 세상 안에서 살아가면서
자신 안의 진정한 공포를 만난 적이 없었다.


순수한 내면 그 안에서 느끼는 모든 분별없음는 공포를 조작 날조하지 않는다.
나의 신체를 공격하지 않는다.


생각들의 무아 즉 공이라는 인식을 깨달아야 하는 이유는
분별없이 나의 공포나 기쁨을
바라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 안에서 모든 지각을 갖춘 분별 있는 인간이라고 하더라도 내면으로 돌아와서
늘 분별없이 자유로운 자신의 세상을 경험해봐야 한다.
그 경험 안에서
그 절대적인 내면 안에서 만들어내는 공포의 본질을 바라보면
그 공포는
이렇게 모든 이타심의 근본을 한 아름다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이런 인식으로 바라보고 나면
그때부터는
트라우마에 대해서 마음의 사슬이 풀어지면서
자유로움을 얻는다.
트라우마를 생각함에 있어 두려움을 대함에  자유로워진다.

지금 난 이자 유로 움의 문턱에 있다.
또 고맙다
시련은 늘 나의 내면을 눈 뜨개 하고
뱀이 허물을 벗듯이 또 하나의 내면을 벗겨낸다.
이제는 나에게 닥치는 마음의 쓰나미를
늘 새롭게 맞아 할 수 있게 되었다.
트라우마라는 고리에서 자유로워져서
오랜만에
꿀잠을 잤다.

자유롭다는 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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