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회사에 숨은 진상이 있다. 2

같이 일하게 되면서 깨달은 진실

by 에너지드링크

다시 한번 업무상 큰 변동이 생겼다. 바로 2개월 전에.

나는 드디어 K와 함께 일하게 되었다. 이 부서에 일하는 사람은 4명, K를 제외하고 다른 두 명은 연차는 적지만 K와 일을 조금은 해본 사람들이었다.

첫날부터 적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도저히 3명이서 감당이 안 되는 일이라서 K에게 조금 도와줄 것을 요청했다. 그런데 자신은 다른 중요한 일이 있다면서 단 5분의 시간도 도와주지 않았다.

우리가 하는 일은 몸을 움직이며 하는 업무이기에 한 사람만 더 도와줘도 큰 힘이 된다. 하지만 정말 바빠도 단 한 번을 도와주지 않았다.

나의 머릿속 K의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점심시간에 원래 저런 사람이냐고 물어보니 자기 할 일만 하고, 부서의 실무 일은 거의 신경을 안 쓴다는 것이다. 즉 관리자 일은 집중하지만, 실무자가 힘들 때 도움을 주지 않는다는 것.

일하는 공간이 분리된 것도 아니고 바로 코 앞에 있는데도 다른 이들의 어려움을 모르는 척한다는 것에 충격을 받았다.

그 일뿐 아니라 오히려 다 같이 부서원들과 공유하고 의견을 조율해야 하는 일은, 어김없이 부서장을 찾아가서 자기들끼리 결정하고 와서 통보하는 식이었다.

내가 여태 일해 본 사람들 중 최악의 동료였다. 아니 동료라고 말하기엔 자신은 이미 관리자이며 책임이기에 우리 같은 일개미랑은 어울리지 않겠다는 선이 너무나 확실해 보였다.

여태까지 K에 대해 불만을 이야기하던 B에게 미안했다.

시시 콜콜 이야기하면 입 아픈 너무나 많은 소소한 것들이 부딪혔다. 심지어 실무에 쓰는 물건을 주문하는 일도 자기 일인데, 주문을 안 해 두어 애를 먹기까지 했다.

그러다 보니 K를 제외한 우리 세명은 계속 요청을 하기 바빴다.


"우리 oo 필요한데 이것만 부탁드릴게요."

"00 없어요. 이것 언제까지 올까요?"


그녀의 책상은 늘 어지럽고 우리 모두는 도대체 무엇 때문에 늘 바쁜지가 궁금했다. 우리를 도울 수 없을 만큼 절박하고 바쁜 프로젝트는 분명히 없었다.

가끔 자신이 너무 바쁘다면서 자기 일을 나에게 시키기도 했는데, 나는 30분 만에 그 일을 다 처리했고 어제 오후까지 그 일을 왜 질질 끌고 있었는지 이해가 잘 되지 않았다.

그날도 어김없이 다른 동료들과 실무에 필요한 것이라며 물건이 언제까지 올 수 있는지 확인했다.

그런데 K 가 세상 사납게 소리를 질렀다.


" 저 너무 힘들고, 너무 바빠요. 전 하루 종일 일한다고요. 왜 맨날 저한테 요구만 해요? 알아서 좀 하세요"


나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다. 연차도 비슷하고 이제 익숙해져서 업무 돌아가는 걸 뻔히 아는데 이렇게 비효율적으로 책상만 지키고 있는 K가 한심했다. 심지어 그 일은 자기 일인데 무엇이 바쁜지 우리 보고 하라고 하니...


" 하루 종일 책상 지키고 앉아 있는 게 중요한 건 아니죠. 효율이 중요하지 않나요?"


나도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같이 일하면서 알게 된 진실은, 진짜 지난 8년간 숨어 있었을 뿐 그녀는 진정한 진상이라는 것.

일은 잘 못하고 비효율적이지만 여태 혼자 일했기에 아무도 몰랐다. 또 부서장에게는 무척 상세하게 보고하고 그럴듯하게 말하는 기술이 좋아 신임도 두터웠다.

하지만 여러 명이 같이 있는 곳에서 일하는 K는 리더 쉽도 없고 협동심도 없었고, 일도 잘하지 못했다.

나는 늘 사람들과 잘 어울렸기에 우리 부서에 이렇게 나와 안 맞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다. 여태 그걸 몰랐다는 사실도.


나는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도 머리가 아프다. 출근이 싫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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