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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도 죽음은 익숙해지지 않는다.
편한 곳으로 가셨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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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드링크
Jul 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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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후 부고를 들었다.
우리 병원 약국의 지금 내 업무 자리에서 제일 많이 보는 사람은 환자나 간호사도 아닌 간호조무사 선생님들.
약을 타서 병동 간호 스테이션으로 가기 때문에 수시로 지하에 내려와서 약을 타간다.
당연히 근무 중 제일 많이 보는 분들이다.
그분들 중 한 분이 갑작스럽게 암으로 어젯밤에 돌아가셨단다.
사실 이야기만 들었을 땐 누군지 몰랐다.
건강 보험 공단에서 하는 검진에도 병이 있다는 것이 안 나왔고, 갑작스럽게 암이 발견됐을 때는 이미 꽤 말기까지 진행된 상태였다는 것은 조무사 선생님들끼리 이야기하는 걸 듣고 알았다.
누구일까 궁금함에 직원검색을 통해 사진을 보니 나도 얼굴을 꽤 자주 봤던 분이었다.
조무사 선생님들도 가끔 병동에 계시다가 외래 진료과로 순환근무를 가기에 안 보이는 분들은 당연히 근무 부서를 옮겼겠거니 했다.
그분도 얼굴은 알지만 최근 안 보이는 분 중 한 분이라 외래 진료과로 가셨다고 생각했다. 나이는 기껏해야 이제 50대 초반쯤이었던 것으로 기억
하
지만 꽤 건강해 보이셨던 분이어서 더 충격이 컸다.
밤새 안녕하셨냐는 말이 있다.
병원에서 근무하는데도 자기 몸 아픈 건 모르고 허망하게 가시는 분들이 있다.
같은 부서에서 일하셨던 분들은 얼마나 더 마음이 아프실지.
병원에서 근무해도 죽음 앞에서는 익숙해짐이란 없다.
살고 죽는 것은 나이순도 아니고, 예고란 것도 없다.
오늘 더 결심하게 된다.
하루하루 충실히 살기로.
미래를 위해 준비도 필요하지만 지금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을.
내 앞에 주어진 삶의
순간순간을 즐겨야 함을 다시 느낀다.
내 주위에 당연한 사람들이란 없다. 그냥 최선을 다하고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지금 해주는 것이 그들과 나를 위해 후회 없는 선택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그림: 글 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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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게 오래 사는 기적의 장수 식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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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바이트, 계약직,정규직, 파견근무, 회사원, 전문직 두루두루 경험하고 있는 직업 체험인. 현재 병원 근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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