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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의 DNA는 없지만 차례는 지내야죠

추석을 대하는 며느리의 자세

by 에너지드링크

드디어 추석이 지나갔다.


결혼을 하고 맞이하는 명절은 결혼 전과 사뭇 다르다.

는 친정아버지가 둘째 아들이라서 항상 큰 집에 제사를 지내러 갔기에 제사에 거부감은 없었지만, 설마 내가 제사상을 차리는 사람이 될 줄은 몰랐다.




결혼 전부터 제사가 있다는 것도 알고 큰 아들이란 것도 알았만 나에게 제사가 넘어온 건 작년 딱 이맘때.

1년의 시간이 지나 다시 추석이 돌아왔다.

몇 번의 차례와 제사를 지내다 보니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던 예전보다는 덜하지만, 여전히 아직은 부담스러운 게 사실.

내가 음식을 잘 못해서 차례 음식을 업체에 시키기는 하지만, 손님 치르기가 나에게 쉽지 않은 과제다.

성향의 차이인데 난 아직도 여러 사람이 우르르 몰려와 내 공간에 있는 게 부담스럽기 때문.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친정 식구들을 추석이나 설 당일에 만날 수 있다는 것. 시댁이 멀 때는 다음날 가거나 오후 늦게 갔었는데 당일에 만나는 건 좋다.


우리 아이들 세대에서는 이런 제사라는 행위가 전설이 될 것 같다. 아마도 내 대에서 마지막이 아닐까.

내가 바라는 명절은 그냥 가족끼리 만나 나가서 밥을 먹거나 여행을 가고, 조상에 대해 이야기하며 가족 화합을 다지는 자리이길 바란다.

명절만 다가오면 심적 부담이 커지는 게 아니라 진심 기대하고 설레봤으면~


참. 왕의 DNA는 없다고 썼는데 신랑은 경순왕 34대손이란다.... 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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