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지 않으려고 점을 뽑았다.

우는 건 다 너 때문이야~

by 에너지드링크

나는 어렸을 때부터 눈물이 많았다.

작은 일에도 금방 '앵~'울고는 눈물을 훔쳤다.

사람들은 나에게 마음이 너무 약해서 탈이라고 자주 말했다.

물론 이것은 커서도 마찬가지였다.

나를 막대하는 상사가 막말을 하고 나가면, 어김없이 눈물이 터져서 멈추기 힘들었다.

회사에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기 위해 화장실에 들어가 10분 이상 나가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 당시 다니던 회사 2층에는 근무하는 여자 직원이 많지 않았고, 여자 화장실 두 칸 중 한 칸을 차지하고는

10분을 넘게 나가지 않았으니 아마 다들 내가 거기 있다는 것쯤은 알았으리라.

그렇게 내 마음은 늘 누군가의 말 한마디에 상처 받기 쉬운 유리같이 투명하고 깨지기 쉬운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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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불현듯 거울을 보면서 문제가 무엇인지 발견했다.

내 왼쪽 눈 옆에 점 세 개가 나란히 있었는데 이것이 마치 눈물이 흐르는 모습과 같아 보였다.

이 점만 빼면 바로 울보처럼 질질 짜는 내가 강해질 것 같았다.

20대 후반, 생전 처음으로 피부과에 가서 점을 빼는 시술을 받았다.

미세한 살타는 냄새가 난 후, 내 점들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렇게 '점'은 '내가 울었던 모든 이유'라는 '누명'을 뒤집어쓴 채 내 얼굴을 떠났다.


그 후에 어떻게 되었냐고?

역시나 점을 뺐다고 달라지지는 않았다. 여전히 많이 울고 쉽게 지쳤다.

어쩌면 내 마음속에는 그렇게라도 해야, 나 스스로 달라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소망이 있었나 보다.



나는 늘 마음 강한 사람이 되고 싶었다.

더 이상 안 울고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였다.

그렇지만 결국 이런저런 많은 경험들을 통해 나는 강한 사람이 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원래부터 사람들한테 쉽게 공감하다 보니 같이 마음 아파 운 적도 많고, 독하게 마음먹는다는 것은 마치 나에게 다른 인성을 요구하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마음을 강하게 먹지 않고, 유연하게 먹기로 했다.

마음을 강하게 먹는다고 상처를 덜 받거나 일이 더 쉽게 풀리지 않았다. 그냥 그 일은 그일 대로 이유가 있고, 이 일은 이일대로 이유가 있다고... 내가 지금 힘들지만 곧 나아질 것이라고 유연하게 휘어지는 갈대처럼 살기로 하니 크게 울 일도 크게 슬퍼할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음 근육을 기른다는 것은 프로필 사진을 찍을 때 드러나는 복근이나 어깨 근육을 만들기 위해 바짝 최고조로 올리는 그런 근육이 아니고, 그냥 지치지 않는 나를 위해 기르는 생활 근육이다.

아이를 안아주고 돌보는 일, 직장에서 활력 있게 일하기, 집안일을 할 수 있는 그 생활 근육처럼 일상에서 나를 조용히 지지해주는 근육이다.

일상에서 훅 들어오는 막말 상사, 막말 동료, 막말 가족들. 그 어느 누구도 내 삶을 책임지거나 내 마음을 돌봐주지 않기에 매일매일 나 스스로 마음 근육을 키운다.

좋은 책을 읽고, 감사 일기를 쓰고, 긍정 확언을 하며 하루하루 작게나마 늘 실천하고.. 또다시 무너지다가도 다시 일어나는 것이 내 삶의 방식이 되었다.


인생은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다. 현존하는 것은 오직 지금 뿐이기에 지금에 최선을 다한다.

가끔 무너져도 행복을 선택하겠다고 생각한 당신에게 박수를 보낸다.

잘해 왔고, 잘하고 있고, 내일은 더 잘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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