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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체육부장 Oct 05. 2023

스포츠마케팅은 힘들다. 이건 바뀌지 않을 것이다.

2021년 3월 9일에 썼습니다. 


오늘은 조금 늦게 글을 적기 시작했다. 모니터 우측 하단에 있는 컴퓨터의 시계는 '오전 1:35' 이라고 나에게 알려 준다. 내일(정확히는 오늘) 드디어 C사의 골프대회 킥오프 미팅을 시작한다. 작년에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KLPGA 투어에서 가장 먼저 취소됐던 대회이다.


자연스럽게 2019년 처음 이 대회를 준비할 때가 자주 떠오른다. 몸과 마음이 너무나 힘들었던 그 때. 여기에 입사한 뒤 처음으로 '퇴사'하겠다고 사수에게 밝혔다. 팀 회식을 한 날이었나? 신사동에서 아구찜을 먹고 다른 직원들을 다 보낸 뒤 맥주를 한잔 더 하자고 말씀 드렸다.

작고 좁은 치킨집이었던 것 같다. 2018년 10월부터 약 6개월동안 쌓였던 나의 힘듦과 어려움, 마음속의 상처, 와이프와의 관계 등 쌓여있던 모든 것들을 털어놨다. 꽤 긴 시간동안의 대화가 이어졌다. 치킨 집에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알겠다.'는 답변을 받지 못했다. 대신 조금 더 해보는쪽으로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 됐다.  


그렇게 다시 노력했다. 힘들었지만 어쨌든 정말 특별한 해 였다. 골프사업본부로 최고의 매출을 경신했었으니깐. 하지만 얻었던 보람만큼 아픔도 많았다. 몸과 마음은 할켜지고 상처가 났다.  스포츠마케터로 살아왔던 시간 중 가장 힘들었던 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21년이 되었다. 그동안의 시간동안 또 다시 큰 변화가 있었다. 그 많던 동료를 잃었다. 각자의 이유로 회사를 떠났다. 같은 업무를 공유하고 진행해 왔던 인원이 다 그만뒀다. 코로나19로 대회 출장이 없어졌고 운영하는 대회가 없었지만 여전히 일은 많았다. (놀랍게도!)


지금은 새로 들어온 신입직원과 함께 일을 한다. 10년이라는 경력 차에서 비롯된 것인지 나이 차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나의 꼰대근성에서 비롯된 것인지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나의 부족함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내가 처음 그만두겠다고 할 때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그 대회를 다시 만난다.

비단 이 대회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최근에 이 업을 대함에 있어 다짐을 한 것이 있었다. '인생의 태도'라는 책에서 얻은 깨달음과 다른 컨텐츠에서 본 내용들을 적용하려 노력 중이다. 꽤 효과가 있다. 이번 대회를 준비함에 있어 2019년 보다는 덜 아프고 덜 힘들다. 내가 아프게 내버려두지 않을테니깐 말이다.


힘들고 어려운 스포츠마케터가 하면 좋은 노력.  


1. 몸에 좋은 것만 하자. 좋지 않은 것은 하지 말자.

힘든일이 있으면 담배를 폈다. 바빠서 끼니를 거르고 술로 스트레스를 해소했다. 운동은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났다. 안 그래도 힘든 나의 몸을 더 혹사시켰다. 몸이 안 좋을수록 실수가 늘어났고 생산성이 떨어졌다. 비단 스포츠마케팅 뿐만이 아니다. 좋은 체력만이 옳은 판단과 결정을 가져다준다. 진심이다. 


2. 바꿀 수 없는 상황에 더이상 목 매지 말자. 바꿀 수 있는 나의 태도에 집중하자.

최근에 친한 친구가 술에 취해 연락을 줬다. 먹고 살기 힘들다고 나는 괜찮냐고 하면서 말이다. 힘들었다. 스포츠마케팅 시작하고 진짜 안 힘들었던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제야 깨달은 것은 내가 어떤 문제, 어떤 상황에 있는지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 오로지 그 문제에 대한 '나의 태도' 만 상관이 있다는 것이다.


3. 어차피 내일 죽으면 지금 목 매고 있는 그 일 계속 할 것인가? 그러니 좀 더 편하게 생각해라.

타이거우즈의 교통사고가 지구 전체를 떠들석하게 만든 날 전 날밤. 갑자기 죽음에 대해서 생각을 했었다. 만약 내가 내일 죽으면?' 하고 말이다. 그랬더니 지금 하고 있는 일들이 다 작게 느껴졌다. 나를 객관화 하고 좀 더 멀리서 지켜보자. 그럼 분명히 아둥바둥하는 이 모든일들이 한없이 작게 느껴질 것이다.

위 3가지는 막 스포츠마케터가 된 주니어들에게 들려주고 싶다. 사실 조금 더 길게 적으면 좋을텐데. 지금 너무 잠이 와서 내용을 줄인다. 어쨌든 태도가 제일 중요하다. 회사가 어렵고 직장생활이 힘들고 상사가 지랄맞아도 각자 자신의 삶을 바라보는 태도의 변화로 조금 더 행복한 삶에 가까워질 수 있다.


다만 이 태도의 변화가 한 조직에서 오래 일하라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버티면 승자이고 떠나면 루저와 같은 헛소리를 말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경우의 수가 너무 많다. 남아서 잘 된 사람도 있고 몇 번의 이직 끝에 자신의 일을 찾고 훨훨 나는 사람이 있다.   

20년 전에도, 10년 전에도 이 스포츠마케팅은 힘들고 배고프고 무자비한 열정을 강요하는 곳이었다. 그 뎁스는 다르지만 지금도 기본적으로 똑같다. 오래 하고 싶다면 스포츠마케팅을 버티고 안버티고의 문제로만 바라보지 말자. 다만 내 인생을 중심으로 행복을 취할 수 있는 좋은 태도를 갖도록 노력하자.


나는 그렇게 할 것이다. 이제 10년 했는데.. 앞으로 어떤 어려움이 와도.. 계속 하는 방향에서 방법을 찾으려 노력할 것이다.


https://brunch.co.kr/@sportsboojang/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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