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재민 Apr 26. 2020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 -루이싱(Luckin) ②

코로나19사태를 맞아 디지털 시대로 대대적 전환이 예상된다. 지난 시간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본 개념>에 대해 살펴보았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기업 사례를 차례로 살펴보겠다. 혁신에 성공한 기업들의 공통점은 우리 고객들이 어떤 성향을 가진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강한 욕망’으로부터 출발했다는 점이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선도하고 있는 기업들은 고객을 '집단'차원이 아닌 '개인'단위로 세분화하여 이전 보다 고객들 삶 속에 깊숙이 녹아 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이끌고 있는 기업 사례를 살펴보도록 하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사례>


1. 칭다오(Tsingdao) 

2. 루이싱(瑞幸, Luckin) 

3. 아마존(Amazon)

4. 테슬라(Tesla) 

5. 샤오미(小米, Xiaomi)

6. 스타벅스(Starbucks)

7. 레고(LEGO)

8. 애플(Apple)

9. 나이키(Nike)


- 업데이트 예정 - 


2. 루이싱(瑞幸·Luckin)

2020년 4월 초 루이싱커피 회계 부정 소식이 들려왔다. 지난해 2~4분기 거래 내용을 조작했다고 스스로 공개한 것이다. 루이싱커피 나스닥 주가는 순식간에 85% 폭락했다. 중국 내 매장들은 여전히 영업 중이지만 루이싱커피가 파산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루이싱커피 APP다운로드 수가 폭증한 것이다. 앱 분석 업체 '앱토피아'가 제공한 다운로드 수 그래프를 보면 5일 하루에만 다운로드 수는 30만회를 넘었다. 중국인 소비자 사이에서 미국 스타벅스에 맞서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다. 루이싱 커피 신화가 어려움을 딛고 다시 일어날 지 한낱 신기루로 끝날 지 지켜볼 일이다.


루이싱커피가 무너진 신화가 될 가능성이 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루이싱커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살펴보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다. 다만, 최근 회계조작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루이싱커피의 모든 것을 부정하기보다 짧은 기간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던 루이싱 커피 전략 중 여전히 참고할 활동들은 없는 지 다시 살펴볼 필요성이 있다. 특히, 이번 루이싱커피 사태로 인해 중국 기업 전체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다른 건 둘째 치더라도 '저가 정책'으로 인한 손실과 확장 정책은 지속 가능성이라는 측면에서 다시 생각해 봐야할 문제다. 


지금부터 루이싱 커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에 대해 살펴보겠다. 

루이싱(Luckin)커피는 2017년 10월 창업 반년 만에 중국 내 매장 500개를 돌파하면서 중국 역사상 가장 짧은 기간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의 스타트 업)'으로 성장했다. 2019년 12월 기준 중국 내 매장 수가 4910곳으로 중국 내 스타벅스 매장보다 600곳 많아져 커피 체인 1위에 올라섰다. 스타벅스가 중국에 진출한지 20년 정도 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놀라운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루이싱 커피는 위쳇(SNS), 스마트 폰 앱(App), 저가격, 배송 특화된 점포, 스마트 무인 매장 등 을 바탕으로 차별화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커피' 전문점 아니 예요~ '앱'서비스 기업입니다.

첫째, SNS마케팅


루이싱 커피 창업자 첸즈야는 차량공유서비스 유니콘 기업 UCAR의 전직 COO(Chief Operating Officer)인데 소셜 네트워크 기반 데이터를 잘 활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짧은 기간 내 폭발적인 수요를 이끌어 낸 수단으로 중국판 카카오 톡인 위젯을 적극 활용했다. 


'앱 설치 시 커피 한잔 무료', ' 친구에게 추천하기'


루이싱커피 APP을 다운한 고객에게 커피1잔을 무료로 제공하고 고객의 SNS친구에게 1잔을 무료로 제공하는 형태다. 고객과 고객을 연결하는 SNS특징을 잘 살릴 것으로 고객들 개개인을 루이싱커피 홍보대사이자 플랫폼으로 적극 활용한 것이다. 루이싱 커피는 이렇게 모인 고객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을 타켓팅하고 매장 컨셉에 반영했다. 


둘째, 스마트 폰 앱(App)


루이싱커피는 매장 내 현금을 완전히 없애고 주문부터 결제까지 모두 스마트폰 앱(App)을 통해 이뤄지도록 했다. 루이싱커피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앱을 통해 개인 취향에 따라 크림이나 설탕량을 조절할 수 있고 이를 '내 스타일' 메뉴에 저장할 수 있다. 결제는 위쳇, 알리페이를 이용하거나 QR코드 결제 역시 가능하다. 참고로 중국은 까다로운 신용카드 발급 절차로 모바일 결제 시스템이 잘 발달되어 있다. (중국 모바일 인터넷 사용자 중 모바일 결제 이용률은 71.4%에 달한다.) 

루이싱커피의 가장 큰 특징은 모바일 앱을 통해 '30분 내 스쿠터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배달료는 6위안(약1,000원)인데, 35위안(약 6,000원)이상 주문하면 배달료가 면제된다. 이른바 '스마트 배송 서비스'다. 이는 공간을 파는 스타벅스조차 벤치마킹할 정도가 된다. 중국 스타벅스가 배달 서비스를 도입한 것은 2018년 11월로 중국이 최초다.


셋째, 톨 사이즈 하나, '낮은 가격'


저가 정책은 중국 스타트업들의 특징이다. 당장 눈에 보이는 이익보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가 되야 한다는 '아마존' 모토(Motto)를 따른 것이다. 문제는 가격정책으로 인한 출혈이 너무 컸다는 것이다. 루이싱 커피는 어떤 메뉴를 선택해도 톨(Tall)사이즈가 제공된다. 

선택의 폭을 확 줄임으로 인해 커피 주문과 제공 속도가 빨라졌다. 


루이싱 커피 가격은 아메리카노 21위안, 라떼와 카푸치노 24위안, 기타 음료는 27위안으로 평균 4~5달러 하는 스타벅스 커피보다 가격대가 훨씬 저렴하다. 하지만 앱을 통해 무료쿠폰, 80~90% 할인쿠폰을 수시로 뿌렸고 ‘두 잔 사면 한 잔, 다섯 잔 사면 다섯 잔 공짜’식의 공격적인 가격 마케팅 활동을 펼쳐 실제 가격은 11위안~13위안 수준이었다. 2018년 루이싱커피는 16억 1900만 위안(약 2800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해 커피 9000만잔 팔았는데 커피 한 잔을 팔 때마다 평균 18위안(약 3100원)의 손해를 본 것이다. 저격으로 인한 출혈이 루이싱커피 가장 큰 몰락 원인으로 지목된다. 


넷째, 4가지로 차별화된 매장


루이싱커피 오프라인 매장은 역할에 따라 4가지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다. 


- 픽업 (Pick Up): 테이크 아웃 전용 Bar 형태 매장, 작은 평수로 운영

- 키친 (Kitchen): 케익 등 side 메뉴 판매

- 릴렉스(Relax): 쇼핑, 의자, 테이블 등 스타벅스 매장과 경쟁

- 엘리트(Elite): 루이싱 브랜드 체험 매장(홍보용)

특히, 픽업 점포가 가장 눈에 띈다. ‘19년 2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루이싱 커피 매장의 93%가 픽업 점포이다. 스타벅스가 공간을 중시하는 것을 큰 가치를 두는 반면 루이싱커피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온리 커피(Only Coffee)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픽업 점포는 루이싱커피 앱과 연계되어 큰 시너지 효과를 발휘한다. 


이제 소비자는 앱에서 커피를 시킬 때 목적에 맞춰 커피를 받을 매장을 고를 수 있게 된다. 픽업 매장은 시내 중심가에 다수 위치해 있기 때문에 테이크아웃 커피를 사러 굳이 큰 매장에 갈 필요가 없다. 최근 루이싱 커피 체인은 위쳇이 보유한 위치기반 정보를 활용해 고객 채팅 순간에 고객 근처의 루이싱 매장을 알리는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디지털 기술력을 기반으로 개별 고객들에게 자사의 오프라인 매장을 효과적으로 홍보한 것이다.


다섯째, 스마트 무인 매장

2020년 1월 8일 루이싱커피는 스마트 무인 매장 전략을 발표했다. 사업 확장 소식에 나스닥 주가가 하루에 12%이상 치솟았다. 스마트 무인 매장 두 축을 이루고 있는 건 무인 커피 머신 '루이지거우(瑞卽購, 루이싱커피 익스프레스)'와 무인 자판기 '루이화쏸(瑞劃算, 루이싱 팝미니)' 스마트 기기다. 

무인 커피 이용 방식은 루이싱커피 앱을 통해 주변에 가장 가까운 무인 커피머신을 등록하고 커피를 주문하는 방식이다. 앱을 통해 내려 받은 QR코드를 머신에 스캔하면 30초만에 커피가 만들어진다. 매장을 통해 제공되는 커피와 동일한 품질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무인 자판기도 곳곳에 설치한다. 자판기에는 루이싱커피에서 만든 제품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다양한 업체의 스낵, 음료가 판매된다. 우리나라 오리온, CJ 도 대상에 포함되었다. 무인 커피머신과 자판기에선 사물 인터넷(IoT), 빅데이터, 안면 인식 등 최첨단 기술도 적용된다. 

2월13일 루이싱 커피는 위쳇 공식 계정을 통해 올해 1월 출시한 루이싱커피 익스프레스를 우한 시 소재 병원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문화가 급속히 정착되는 가운데 스마트 무인 매장 성장가능성은 높다 하겠다.



이상으로 루이싱커피 디지털 트렌스포메이션 전략에 대해 살펴보았다. 루이싱 커피는 전략만 놓고 보면 마치 IT기술을 앞세우는 이커머스 기업같은 전략이 주를 이룬다. 이제 루이싱커피는 지속 가능한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커피 가격을 단계적으로 조정하는 것에서부터 수익구조가 탄탄한 픽업 매장 위주로 서비스를 한정한다 던지 키친이나 릴렉스와 같은 오프라인 매장을 통해 고급커피라인이나 베이커리류를 개발한다 던지 하는 움직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 루이싱커피 신화가 막을 내릴지 아니면 고육지책으로 위기를 돌파할지 지켜보자. 


이상.


매거진의 이전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 칭다오(Tsingdao) 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