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의식의 의지와 지능

이부영 교수의 책 '그림자' 38페이지를 인용

이부영 교수는 무의식 자체가 그 사람의 의식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의도를 가지고 끊임없이 작동하고, 무의식이 그 자체의 자율적인 의지에 의해서 의식을 자극하여 무의식을 깨닫도록 하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무의식은 그야말로 우리의 자아가 인식하지 못하는 영역이므로 무의식이 주체적인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관점은 이해되기 어렵다. 하지만 이부영 교수가 자율신경계에 비유하여 설명한 부분은 어떤 실마리를 준다. 우리의 자율신경계는 우리의 의식과 무관하게 작동하여 우리를 보호한다. 추우면 몸을 떨리게 하여 체온을 높이고 더우면 땀을 흘리게 하여 체온을 조절한다. 운동을 하여 각근육에 더 많은 산소가 공급되어야 할 때는 심장이 자동적으로 빨리 뛰는 것과 같다. 이처럼 무의식은 자아 의식이 외곬으로 나가면 그렇게 되지 않도록 의식의 방향과는 다른 방향의 이미지를 활발히 보내서 그것을 제어하려 한다.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그래서 통제할 수 없다고 여겨지는 무의식이 이렇게 스스로의 의지에 의해서 창조적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은 두렵기도 하지만 크게 위안이 되기도 한다. 두려운 것은 내가 인식하지 못하는 무엇인가에 의해서 내가 통제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위안이 되는 것은 나의 자아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나의 무의식이 나를 지키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 때문이다.


무의식을 생존을 위한 진화론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겠으나 창조자의 섭리와 은혜의 관점에서 탐색할 수 있다. 나는 아무래도 후자의 관점을 따르고 싶다. 기도하는 시간이 더욱 소중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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