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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푸른국화 Apr 01. 2020

저녁 7시, 나를 위해 요리하는 시간#2

그래도 봄

지인들과 꽃놀이 갔던 60대분들이 코로나 확진이라는 기사 밑에 사정없는 악플들.
나도 사람에게 관대한 편 아니지만, 오히려 몹시 야박한 편이지만,
"올해 꽃 보려다 내년에 못보게 된다."는 악플은 씁쓸했다.
오래전 방영했던 거침없이 하이킥이란 시트콤에서 이순재와 나문희가 꽃놀이로 갈등하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꽃놀이 가려는 나문희와 그런 나문희를 잡으로 다니는 이순재. 집에 안가겠다는 나문희를 억지로 끌고와서 이 할망구가 이 나이에 왜그렇게 꽃놀이 못가서 난리냐고 소리를 지르자 나문희가 울면서 말한다. 이 나이라서 그런다고. 내 나이에 꽃놀이가 몇번이나 더 있을지 몰라서 악착같이 꽃놀이 가는거라고. 그 말에 이순재는 꽃놀이가라며 용돈까지 쥐어준다.
이 시국에 꽃놀이 가는거 봐주자는 게 아니라, 잘했다는 게 아니라, 관광버스 규모로 불특정 다수가 헬렐레 놀러간 것처럼 비난해야 하나 싶다.




꽃놀이는 물 건너갔어도 봄을 그냥 보낼수야.
살이 꽉찬 봄 쭈꾸미로 쭈삼 아니고 쭈차(차돌박이)를 만들어 본다.
봄철 쭈꾸미는 살도 차지만 알도 꽉 차 있으니 내장 제거할 때 알까지 떨어져 나가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말하고 있는 나는 뭐가 뭔지 몰라서 다 버렸다는 건 비밀)
내장제거 후 밀가루로 박박 문질러 씻어주는데 일반 밀가루가 집에 없을땐 부침가루로 대신한다. 깨끗하게 헹군 쭈꾸미를 먹기좋게 썰어준 후(봄쭈꾸미는 한마리 통채로 요리하는 귀요미가 아니라 낚지보다 크다. 국산이면 더 크다.) 양념에 재워둔다.
양념은 마늘 반 스푼+고추장 한스푼+불닭소스 한스푼
아 양념에 재울땐 차돌박이도 같이 재운다.
쭈꾸미와 차돌박이 비율은 취향껏
30분쯤 양념에 잘 재운 후 팬에 기름을 둘러 양념된 쭈꾸미와 차돌박이를 볶다가, 각 종 채소-양파, 호박, 파-를 같이 볶아주면 완성.

꽃을 못본다고 봄을 포기하진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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