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지어 재밌답니다
내가 읽은 책을 소개합니다
캠핑 테이블 위에 세 권의 책이 놓였다(복학생이 책을 가져오지 않았네).
: 초롱초롱 복학생_가재가 노래하는 곳
: 시큰둥 고딩_자기관리론
: 딩가딩가 아빠_하얼빈
: 작가엄마_명화독서
첫 독서모임 주제도서는, 그동안 <읽은 책 중 한 권>이었다.
어떤 책을 첫 책으로 할까?
모두, 신중하게 고른 티가 났다, 딩가딩가 아빠만 빼고.
딩가딩가 아빠는 최근 10년 동안 책을 읽지 않았다. 20년일 수도 있다.
가족독서모임에 강제참여당한 딩가딩가 아빠가 들고 온 책은, 하얼빈.
초롱초롱 복학생에게 급하게 추천 받아, 다급하게 읽은 책이었다. 물론 완독은 실패했다. 그래도 20년 만에 읽은 책이니, 무척 의미가 크다.
독서질문카드를 뽑읍시다
먼저, 자기 책의 키워드 3개를 뽑아 포스트잇에 적고 키워드를 활용해서 책 소개를 했다.
시큰둥 고딩이, "궁극적으로"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책을 소개했다.
우왕, 우리 아이가 달라졌나봐요.
: 초롱초롱 복학생_가재가 노래하는 곳_차별, 성장, 사랑
: 시큰둥 고딩_자기관리론_평균, 최악, 제한
: 딩가딩가 아빠_하얼빈_사람, 종교, 평화
: 작가엄마_명화독서_고전, 명화, 융합
책 소개가 끝나고, 미리 준비해간 질문 카드를 꺼냈다.
질문 카드에는, 책이나 독서와 관련된 가벼운 질문들을 적어두었다.
: 원래 즐겨 읽는 분야의 책인가요?
: 누구에게 추천하고 싶은가요?
: 저자나 편집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 읽기 시작했을 때와 다 읽은 후, 내가 달라진 것이 있나요?
등.
가볍게 대답할 수 있는 질문 카드를 하나씩 뽑았다.
대답이 툭 튀어나오기도 하고, 잠시 생각해 답을 정리하기도 했다.
모든 질문은, 저마다의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마침내, 독후활동_플레이타임
가족독서모임에서 독후활동?
독후활동이란 것은 모름지기, 어린이들이 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생각보다 훨씬 재밌고, 어른들이 몇 배나 몰입하고, 심지어 진심이다.
더구나 나는, 주제를 플레이형식으로 전달하는 방식을 몹시 선호하는 플레이북 저자다.
우리독서모임에서도 플레이타임을 가져보자구!
첫 독서모임의 첫 독후활동은 주인공 만들기.
<명화독서> 내용 중 돈키호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돈키호테를 만들어서 세우는 것이 우리의 임무다.
독후활동이지만, 임무라는 거창한 명사를 붙여야 한다. 우리는 그림을 전혀 못그리는 그알못 가족이니깐.
그림 재능은, 숫자 그대로, 1도 없다.
완성작에 대한 기대감이 애초에 없었지만, 더욱 인정하게 만드는 우리의 돈키호테들.
고딩이가 그린 돈키호테 정도면 우리집에선 명작이다.
헐, 이렇게 잘 그렸다고?
가족독서모임, 맛있고 유쾌했다
초가을 오후의 짧고 헐렁한 캠핑은 맛있었고 진지하고 유쾌한 독서모임은 재미났다.
만족도가 무척 높아서, 다음번엔 '이슈'를 테마로 한 독서모임을 하기로 했고, 화로를 구입해서 따뜻한 불멍도 하기로 했다. 더 추워지면, 예쁜 카페에서 따뜻한 음료와 함께 하기로.
가족독서모임이 가능하다고?
네, 가능합니다.
심지어 재밌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