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뽀’보다 ‘강아지똥’을 더 먼저 알았더라면…

그림책의 세계

by 황금 엄마

내 어린 시절, 난 그림책보다는 텔레비전을 먼저 접했다. 그때는 아침에 ‘뽀뽀뽀’를 했고 저녁에는 애니메이션을 반영했다. 둘리, 베르사유의 장미, 머털이, 아기 공룡 둘리, 등 지금도 기억나는 만화프로그램이 많다. 그 당시 너무 재미있었고 보는 내내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그림책.jpg 끝없이 많아서 너무 읽기 좋은 그림책

모든 엄마가 그렇겠지만, 나도 아이들을 위해서 그림책 시장에 발을 들였다. 처음에는 육아라는 이름으로 그림책 시장에 들어갔는데, 발을 들이고 안을 자세히 살펴보니 그림책 시장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그냥 애들 눈높이에 맞춰서 쓴 소품 같은 글이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애들 읽어주다가 보고 깜짝 놀라고 웃고, 눈물 흘린 글이 많았다. 갇혀서 애들 육아만 하다 보니, 나도 애가 되어가는 느낌이 많이 들었는데, 그림책을 읽을 때만큼은 그런 자기 비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즐거웠다.


나는 만화 영화 둘리를 통해서 더부살이의 서러움을 배웠고, 베르사유의 장미를 보면서 가슴 떨리는 설렘을 알았으며, 머털이를 통해서 환상의 세계를 받아들이는 법도 배웠고 꼬마 자동차 붕붕이를 보면서 우리는 어디라도 갈 수 있는 존재임을 깨달았다.


그리고 엄마가 되어 그림책을 접하다 보니, 그림책이 그 당시 보았던 만화 프로그램보다 더 재미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린 시절, 텔레비전을 보다가 중학교 때 만화책의 세계로 바로 입문했는데 그림책을 대충 보고 넘겼던 것이 못내 후회스러웠다.


그림책에 희로애락이 있고 아름다운 여백이 있고 즐거움이 있고,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수 있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사실을 40대가 되어서야 안 것이 안타깝다. 만약에 내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기가 그림책의 세계에 푹 빠져 살았다면, 나의 머리는 글과 함께 그림에 세계에 푹 절여져서 나의 사고를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줬을 것이다.


이수지 작가의 글 없는 그림책을 읽으면서 그림을 마음껏 향유했을 것이고, ‘강아지똥’을 보면서 내가 어떤 존재인지를 어렴풋이 깨달아 갔을 것이며, ‘삼거리 양복점’을 읽으면서 우리나라 역사를 같이 훑어보고 ‘건전지 아빠’를 읽으면서 아빠, 엄마 가족을 생각했을 것이고, ‘괴물들의 저녁 파티’를 보면서 ‘재치’가 뭔지를 알아갔을 거이며, ‘첫눈’ 그림책을 보면서 눈이 올 날을 기다렸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아름답고 풍성하게 삶을 살 수 있는 기회가 너무 늦게 찾아왔다.


오늘도 저녁이 되면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읽는다. 이 활동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육아 활동 중에 하나다. 밤에 모든 일을 끝내고 아이들과 함께 그림과 글을 공유하고 있노라면, 세계가 달라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육아 전쟁에 지친 참호 같은 갇힌 공간이 아닌,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으며, 무엇이든 알 수 있는 챗 GTP 같은 가상의 세계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림책 보는 아이.png

우리 아이들이 나처럼 40대에 그림책의 의미와 가치를 알지 않았으면 한다. 어린 시절, 그림책을 충분히 느끼고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그래서 난 오늘도 그림책 읽기에 욕심을 부린다. 그리고 그 욕심에 부합할 수 있는 그림책이 넘치고 넘쳐서 너무나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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