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행복의 시작
이런, 늦잠으로 아침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새벽녘에 화장실을 갔다온 아이가 선잠이 깼는지 '무서워 잠이 안온다'며 연신 엄마를 불러댔다. 그 부름에 함께 누워 잠을 청해보지만 오늘따라 유난히 뒤척이며 자는 아이 덕분에 쉽사리 잠에 빠져들지 않는다. 숙면에 접어들음을 알리는 아이의 코 고는 소리가 매우 거슬리기 시작할 무렵 조용히 아이 침대를 탈출, 시간을 체크해보니 새벽 5시다. 피곤함에 '30분 만 더 자야지' 굳은 각오를 해보지만 세상 가장 편한 내 침대로 돌아가자마다 30분은 순식간에 2시간이 되어 눈 뜨니 7시다. 흠...나도 모르게 나오는 한숨.
평소 같으면 바로 운동화를 신고 밖을 나가야 하건만 조금 있으면 금방 아이들이 일어날 시간이다. 미션 완료 보다는 '보다 여유롭고' '충분히 몰입하며' 나의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기에 그 마무리를 서둘러야 한다면 과감히 스케줄을 조정하는 편이다. 젊은 시절의 나 같으면 '완벽한' 내 스케줄에 지장이 있을 때마다 짜증을 냈겠지만 엄마가 되는 순간 저절로 배우게 된 '인내심'은 '유동적인 마음'을 갖게해 줬고, '마음먹은대로 일이 안될 때마다' 겪게되는 예상치 않는 사건들 속에서 재미를 발결할 줄 아는 '내공'도 갖게된 터.
흔쾌히 어제와 다른 순서로 아침을 시작한다. 커피를 내리며 바로 한 일은 부엌의 모든 창과 문 열기.
나이가 들수록 답답증이라도 생긴걸까. 어릴 적에는 너무 추원데 아침마다 온 집의 창문을 열어 놓으며 '집안환기 시키기'에 열심히신 엄마가 도통 이해 안됐는데 이제는 내가 그 누구보다 설레이며 이 일을 하고 있다. 바람에 하늘거리는 나뭇잎 소리, 새소리들이 들림과 동시에 '파드득!' 창문 여는 기척에 놀라 황급히 나무 위로 뛰올라가는 청솔모를 발견한다. 그귀여운 방황거림을 보고 있자면 어릴 적 친구의 등 뒤에 숨어있다 '악~' 소리와 함깨 친구를 깜짝 놀래키곤 했던 어릴 적 장난끼가 살아난 듯 나도 모르게 낄낄거린다.
'삑 삑'
커피가 다 내려졌다는 신호와 함께 커피 한 잔을 담아 나간 뒷 뜰. 청솔모가 달려 올라간 우리집 고목 나무 아래 굳이 벤치를 끌고와 앉는다. 나의 향기로운 커피향으로 달래질까, 청솔모의 놀란 가슴에 작은 미안한 마음을 전해본다.
최근에는 '동네 5분 달리기'로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했었는데 뜻하지 않는 아들의 새벽 뒤척임으로 오랜만에 평화스러운 아침을 맞이하는 느낌이다. 역시나 간만에 접하는 즐거움은 설레임을 동반하는 것 같다. 일관성있는 좋은 습관도 좋지만 가끔씩 다르게, 소심한 일탈을 하듯 시작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것 같다. 특별한 행복이 달리 있으랴. '조금의 다름'을 시도해보고 충분히 즐겁게 느끼면 되는 것을.
그러고보니 오늘은 금요일. 내일은 주말이라는 생각이 더 큰 특별함 가미, 커피향이 더욱 달달하게 전해진다.
Happy Fri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