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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라도 쓰면 무엇이라도 될 것 같아

조율

by 봄봄

악기를 연주하기 전

좋은 소리를 내기 위해선

거르지 않고 해야 하는 일이 있습니다.


음의 높이나 색깔을 표준음에 가깝게

소리를 고르게 맞추는 것인데요.


이것을 ‘조율’이라고 하고요.


본래 갖고 있는 음과 다르게

높고 낮거나 아무 소리가 나지 않으면

제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수없이 조정하게 됩니다.

우리의 지난 열흘도

갑작스러운 대형 산불로

고장 나 조율되지 않은 악기처럼

엉망이었습니다.

몸은 지칠 대로 지쳤고

마음은 공허하면서 허무했으며

일상은 숨죽여 있는 상황에서도 소란스러웠죠.


아직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함이 먼저 앞서긴 한데요.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선

자신이 갖고 있는 음이

최상의 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율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 2025년 3월 31일 오프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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