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두 운동을 할 때는 10킬로만 들어도 너무 힘들고 등 운동할 때는 30킬로가 넘어도 괜찮다. 근육의 크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평소에 팔 운동을 안 한 게 여실히 느껴졌다. 앞으로 팔 운동도 신경 써서 해야지! 문득 '내가 원하는 부위를 자유롭게 운동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함을 느꼈다.
점심을 먹고는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바질 아이스크림에서 은은하게 풍기는 바질 향이 좋았다. 집에 있는 내 바질이 보고 싶어 지는 맛이었다. 요즘도 바질은 잘 크고 있다. 어서 더 깊은 화분으로 옮겨줘야 하는데. 꽃집에 가서 알맞은 화분을 물색해야겠다.
날씨가 무척 좋았지만,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어서 집에 가서 글을 쓰고 싶었다. (그때만 해도 그럴 줄 알았다) 집에 와서는 푹 잤고.... 좀 뒹굴거리다가 작업실로 왔다. 이런 나를 더 이상 게으르다고 여기지 않는다. 뒹굴거리는 동안에도 알고 있었다. 내가 9시쯤이면 글을 쓰러 갈 것이라는 것을. 누워 있는 자아와 글 쓰는 자아가 의외로 서로 친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정치색이 다른 국회위원들이 사실은 엄청 친하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기분이랄까......
작업실에 오기 전 올리브영에 들러서 팩을 두 개 샀다. '비슷한 팩을 왜 두 개나 사냐'는 갈등이 있었지만, '두 개를 사도 만 오천 원이니까 만 오천 원짜리 팩 하나를 샀다고 치자!'라는 쪽이 승리했다. 늘 이런 식이다. 제품의 가격보다 내가 책정한 예산이 기준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오늘은 팩을 하고 잘 것이다.
2017년 즈음부터 1년 단위로 정의하기를 즐겼다. '가장'을 붙여서 정의하는 것을 특히 좋아했다. 2017년은 가장 여행을 많이 다닌 해였고, 2018년은 가장 운동을 많이 한 해였고, 2019년은 가장 일을 열심히 한 해였다. (그리고 가장 글을 많이 쓴 해였다! 일을 많이 한 해와 글을 많이 쓴 해가 동일하다니. 역시 삶이 괴로워야 글이 잘 나오나 보다....)
2020년은 아직, 모르겠다. 어떤 해가 될지. 6월을 앞둔 시점에서 한 번 돌아봐야겠다. 일단 2018년보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