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2020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고요.
새로운 만남으로 가득했던 2019년과 달리 2020년은 정말 고요한 한 해였어요. 그렇다고 지루했냐면, 전혀 아니에요. 오히려 고요한 시간 속에서 충만해지고 풍요로워진 기분이에요.
2020년에 가장 열심히 한 것 두 가지를 꼽으라면 명상과 글쓰기예요. 둘 다 고요한 시간 속에서 하기 딱 좋은 일들이죠. 사실 명상은 실연의 아픔을 극복하기 위해 시작한 건데, 덕분에 저 자신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통찰을 얻기도 했어요. 늘 그렇듯 아픈 이별은 저에게 성장을 가져다 주는군요. (눈물)
올해는 명상을 시작으로 일상 속에 '루틴'을 만들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흐트러지는 모습에 스스로에게 실망한 적도 있지만 지금은 '이게 나겠거니'하면서 삽니다. 허허. 다행히 저만의 루틴이 생겼어요. 일기도 쓰고 운동도 하고. 적다보니 정말 충만한 2020년이었네요.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춤도 열심히 췄을 텐데. 그건 좀 아쉬워요.
2020년에는 처음으로 단편소설을 완성해보기도 했고, 조그만 소설 공모전에 당선되기도 했어요. 문학과 지성사 서포터즈, 엑스북스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열심히 책을 읽었고, 서울시민예술대학 시 과정을 듣기도 했어요(곧 시집이 나온답니다). 소설과 서평과 시. 정말 쓸 수 있는 건 다 썼네요!
작년에 '내가 계속 글을 쓸 수 있을까'하는 불안과 조바심이 있었는데, 올해 그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었어요. 2020년의 저를 보면서 '아, 이 인간은 계속 글을 쓰며 살겠구나'하는 믿음이 생겼거든요. 갓 태어난, 이 따끈따끈한 믿음을 잘 키우며 앞으로도 살아보려고요.
내년에는 이 고요한 시간에 조금 더 깊이를 만들어보려고 해요. 좀 더 몰입하고 싶어졌거든요. 그동안 실패할까봐 에너지를 쏟는 것 자체를 두려워했는데, 이제 괜찮을 거 같아요. 실패해도 에너지를 쏟아보고 싶어졌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