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도들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by 사색의 시간

7.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하는 님의 올해의 시도는 무엇인가요?


독립출판물을 내본 것. 책을 내는 것이 그동안 커다란 장벽처럼 느껴졌어요. 독립출판이라는 형태를 통해 그 장벽을 조금 허물었달까요. 올해는 다양한 루트로 다양한 장르의 출판물을 많이 만들어봤어요. 딱 한 권만 만들어서 저만 가지고 있긴 한데. 이렇게 연습하다보면 진짜 책을 만들 날도 오겠죠. 진짜 책이 뭐냐고요? 독자들에게 가닿는 책이죠.


그리고 하나 더. 서울시민예술대학 시 과정을 들은 것. 8월부터 11월까지, 대학 교과 과정으로 치자면 한 학기에 해당하는 기간 동안 진행된 수업이에요. 신청을 하면서도 '내가 과연 한 학기라는 시간 동안 시를 쓸 수 있을까. 이 과정을 무사히 마칠 수 있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어요. 다행히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수업에 참석해 시를 썼고, 시집을 만들었어요. (이것 역시 저만 가지고 있습니다.ㅋㅋ) 저에겐 무척 뜻깊은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아요. 시를 쓴 덕분에 2020년이 헛되지 않았다고 할 만큼.


제가 갖고 있던 글에 관한 검열과 강박을 벗어던지고 시라는 세계에서 자유로이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었어요. 내가 어떤 것을 쓰고 싶은지 어떤 단어에 꽂히는지 확인할 수 있었고요. 함께 수업을 진행해주신 시인님들 덕분에 더 재밌었어요. '일상어'에서 '시어'로 파고드는 시인들의 노고도 조금이나마 체험해볼 수 있었네요. 마지막 수업에서 앞으로도 시를 쓸 거냐는 질문에 '힘들어서 못 쓰겠다'고 대답했지만, 배웠던 기법들을 적용해 조금 더 산뜻하고 재미있는 글을 써볼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난 왜 이렇게 게으르지.' 라는 기분으로 살아왔는데 뒤돌아보니 그래도 뭘 많이 했네요. 모든 시도들이 아깝지 않았습니다. 일년동안 열심히 배우고 시도한 나에게 치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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