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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봄책장봄먼지 Aug 03. 2024

언젠가 우리가 같은 별을 바라본다면

우리의 별이 함께 빛나고 있는 한

별이 된 그대들을, 우린 잊지 않아요




(스포 주의)


비극의 역사. 아직 화해와 용서의 강을 넘어오지 못한 이야기. 그 이야기 안에서 순순히, 그리고 순수히 피어나는 사랑, 그리고 삶. 동화의 형식으로, 또 자연 관찰자(제비)의 시선으로 멀리서, 혹은 가까이에서 들여다보는 우리의 아픈 역사.


처음에는 배우가 쓴 소설은 어떨까, 라는 호기심에서 책을 집어 들었다. (영국 옥스포드대 필수 도서 선정, 이라는 뉴스도 나의 호기심을 부추겼다. '잘 가요 언덕'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출판되었을 때 서점에 누워 있던 이 책을 오랜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그렇게 만나게 되었다.) 깊은 산중 호랑이 마을에서 출발한 이 이야기에는 호랑이 장수 '용이'와 마을 소녀 '순이', 이 둘과 우정을 나누는 '훌쩍이', 그리고 순이를 각기 다른 방식으로 지키려 했던 두 남자, 패악을 부리며 우리나라를 점령하던 일본 군대, 조선인의 피를 외려 빨아먹는 조선인 등등이 등장한다. 이 모두가 우리 역사의 등장인물들이다. 이 인물들이 아주 조금만 다른 선택을 해 주었다면.. 애달픈 용이와 순이는 다른 결말을 맞았을까? 우리는 얼마나 많은 용이와 순이 들에게 '나라'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주고 절망을 주었던 걸까.


우리가 지금이라도 용이와 순이를 구할 방법은 없을까?


개인적인 아픈 과거를 웃으며 이야기할 때가 있다. 달라진 현재와 미래가 있을 때, 그리고 진정으로 마음 깊은 곳에서 화해와 용서의 감정이 따뜻하게 차오를 때... 우리 비극의 역사도 크게 다르지 않으리라는 생각이 든다. 다 옛날 일이라고 웃으며 말할 수 있는 그날까지 우리 모두가 잊지 않기를... 그리고 순이와 용이, 우리의 그들이 꼭 행복하기를, 이제는 평화로울 일만 남아 있기를..!






1. 관전 포인트: 누구의 잘못인가, 누구의 용서인가

2. 명장면: 따뜻하다, 엄마별.(231쪽)

3. 추천 독자: 우리의 역사를 잊지 않은 사람들, 지금 잘 먹고 잘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우리가 여기 있는 것은 과거의 누군가가 처절히 희생한 대가이므로.)



1일 1소설 핫썸머* 프로젝트!

하루 한 권의 소설을 느긋이 읽고 하루 한 번 조급히 리뷰를 올립니다. 소설 한잔으로 이 쨍쨍한 여름을 뜨겁게 마셔 버립시다, 렛츠기릿 +_+

(핫썸머*: 외래어 표기법 대신 일상 언어 표기를 따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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