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다짐 안 하기로 했지만
2025년이 시작되었다. 다사다난했던 2024년이 30분 남았을 때 생각나는 사람들에게 새해 인사를 전했다. 앞으로는 드물게라도 안부 문자를 해야겠다는 속다짐도 했다. 해마다 새로운 목표와 다짐을 하게 되는 1월 1일. 올해도 예외일 수는 없다.
다이어리 쓰기는 매번 실패했다. 하지만 재도전을 위해 이번에는 스스로 다이어리를 구매했다. 2년 동안 남편에게 다이어리 선물을 받았는데 번번이 다 쓰지 못해서 민망했기 때문이다. 직접 산 다이어리는 빈 종이가 꽤 있더라도 괜찮지 않을까? 아니, 아니지. 잘 사용하는 게 우선이다. 이번에는 느낌이 좋으니 나를 또 믿어보기로 한다. 꽉 채워진 다이어리를 상상하며 첫 장을 펼쳤다. 앞으로 기록으로 가득해질 종이를 쳐다보니까 설렜다. 주변에 다이어리 쓰는 사람이 많은데 언제나 꿋꿋하게 안 써온 나는 참으로 대쪽 같다. ‘남들이 한다고 해서 덩달아 따라가지 않는 바위 같은 심지!’라고 쓰려다가 간단하게 일어난 시간만 적었다. '오늘 7시 기상.'
외면하고 싶은데도 꼭 해야만 하는 것에는 운동이 빠질 수 없다.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이 부럽기도 하다. 그동안은 최대한 미루고 미뤄왔는데 이제는 해야만 한다. 고백하자면, 작년에도 내게 맞는 운동을 찾다가 홈트를 선택했다. 영상을 따라서 하는데 그마저도 손에 꼽을 정도다. 타고남이 나약한 체력이어서 운동이 필수인 사람인데 어쩜 이토록 하기 싫은지. 새해 다짐 같은 거 안 하려고 했는데 자꾸만 생겨난다.
“그래도 해야지, 어떡해.”
몇몇 연예인들이 했던 말인데 동기부여 영상으로 곧잘 보이곤 한다. 너무나도 맞는 말. 내가 아무리 운동을 싫어한다고 해도 해야지 어떡하나. 그렇다면 걷기도 운동이니까 당장 사랑이 산책이나 할까? 늘 하던 걸 운동이라고 이름 붙이기에는 머쓱하지만 몸풀기 정도로는 괜찮을 테니까. 그나저나 새해 다짐 왜 계속 생기는 거지? 부담이 밀려오기 시작한다.
실은 지난 1년 동안 글쓰기가 제일 어려웠다. 글쓰기 수업을 한참 집중했을 무렵에는 무엇이든 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쓰는 수준보다 읽는 수준이 높아지면서 점점 글쓰기가 힘들었다. 잘 쓴 글을 읽으면 읽을수록 힘이 빠졌다. 글은 쓰면서 느는 건데 나는 욕심과 의욕이 앞섰다. 잘 쓰고 못 쓰는 게 아닌, 꾸준히 쓰고 있다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시간이 걸리고 나서야 깨달았다. 무릇 ‘작가란 오늘 아침 글을 쓴 사람이다.’라고 하지 않던가. 깊은 통찰이 느껴지는 책으로 엮은 글은 훌륭했고, 무심코 읽은 누군가의 글에서는 동질감과 위로를 받았다. 나도 부담감을 내려놓고 자유롭게 쓰고 싶다. 성격은 소심해도 글은 대범해지고 싶다. 집순이 모드를 제일 좋아하지만 몰입이 필요하다면 도서관과 카페도 자주 이용해야겠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굳이 뭐라도 쓰고 싶다는 건 분명히 좋아하는 거다. ‘노력’이라는 말이 모처럼 와닿는다. 해가 바뀌어서 하는 게 아니라 항상 품어왔던 것을 더욱 뚜렷하게 실천하는 계기가 되는 것. 새해를 시점으로 점검하고 나아가는 것이라고 하고 싶다. 일단 해보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