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용암 Jul 31. 2019

#01_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

자각(自覺), 알아차림을 위한 움직임

삶을 살아간다는 건 정신으로만 가능한 것은 아니다. 살아가는 건 실체가 있어야 하고 그 실체는 바로 몸을 의미한다. 태초의 생명이 정신만 있던 건지 아니면 물질만 존재했던 건지 알 순 없지만 현재 우리는 몸이라는 프레임 속에 살아간다.


몸의 관점에서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움직임이다.  데카르트의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말을 "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는 말로 바꾸어도 견줄만하다. 그만큼 움직이는 것은 단순한 물질 이동만이 아닌 매우 거룩한 행위이다.



“나는 움직인다, 고로 존재한다”


움직임은 세상과 만나는 행위이다. 움직인다는 건 전혀 다른 세계로 갈 수 있다는 걸 뜻한다. 전혀 다른 세계를 경험하고 이해하고 공감하면서 우리는 세상과 소통하게 된다. 소통은 수많은 다름 속에서 진정한 나를 발견하게 한다. 소통은 중요하지만 소통의 첫걸음은 움직임이다. 움직인다는 건 내가 존재하는 이유이다.



“움직여야 마음이 평온해진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몸과 마음이 분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생명 관점에서 보면 몸과 마음은 분리된 2개가 아닌 단순한 하나이다. 그래서 마음에 문제는 몸을 괴롭게 하고 몸에 문제는 마음을 괴롭게 한다. 만병의 근원인 스트레스는 신체에 물리적 상처를 내지 않았지만 몸을 병들게 한다. 반대로 신체 질병은 삶에 어려움을 겪게 하고 자신감을 잃게 한다.


온전히 자신의 힘만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이 흔히 말하는 건강한 삶이다. 건강한 삶이야 말로 마음의 평온을 가져온다. 침대에서 한 발자국도 내딛지 못한다면 이러한 평온은 금방 사라질 것이다.

자유로운 움직임은 평온한 마음에 시작이다.



“움직여야 뇌가 활성화된다”


움직일 수 있는 생명체는 동물이다. 동물만이 자신이 원하는 목적과 의도에 따라 이동할 수 있다. 식물을 그러하지 못한다. 이러한 차이는 다른 부분에서도 나타난다. 움직이는 동물은 뇌가 있지만 움직이지 못하는 식물은 뇌가 없다. 바다의 멍게는 유생일 때 동물이지만 성체가 되면 식물이 된다. 성체가 돼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자신의 뇌를 소화시키는 것이다. 움직이지 않는 멍게에게 에너지 소모가 많은 뇌는 불필요한 기관이 된다.


반면 뇌가 있는데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본래의 기능마저 사라지게 될 수 있다. 사고로 오랫동안 몸져누워있는 사람이 갑자기 몸을 쓰려한다면 쉽지 않다. 문제는 근력과 뻣뻣함이 아니라 몸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전략이 뇌에서 흐릿해졌기 때문이다.



“움직여야 노폐물이 빠진다”


움직이지 않는다면 특정 자세(서기, 앉기, 눕기)를 지속하게 된다. 수많은 근육들은 특정 자세에 각기 다른 포지션을 취하게 되는데 어떤 근육은 길게 늘어나 있고, 어떤 근육은 짧게 긴장되어 있다. 문제는 각기 다른 근육상태로 인해 산소 공급과 노폐물 제거가 균일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장 시간 긴장된 근육은 통증을 야기하기도 한다.


근육은 탄성을 가지고 있으며 인체 대부분의 조직은 근육 조직으로 되어있다. 심장, 내장, 신경 조직까지 기본적인 조직은 근육이다. 때문에 근육에 대사기능은 매우 중요하다. 전신을 이용한 신체 움직임은 신체 구석구석 혈액을 순환시킨다. 움직임은 신선한 산소를 공급하고 노폐물을 제거하는 좋은 방법이 된다.



“움직여야 영양이 공급된다”


관절의 연골은 혈관이 존재하지 않아 혈액을 통한 영양공급이 불가한데 관절 활액(관절 내 윤활유)이 영양을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영양은 연골 표면에 활액이 묻으면서 공급되는데 이때 활액이 잘 묻으려면 다양한 관절 움직임이 필요하다. 반면 움직이지 않는 관절은 연골 전체에 활액을 묻게 하지 못해 충분한 영양공급이 되지 않는다.


오십견의 명확한 원인은 파악하기 어렵지만 주로 움직임이 감소하는 중장년층 그리고 수술 후 어깨 고정 환자에게서 나타난다. 제한되고 굳어버린 어깨는 줄어든 움직임으로 영양공급이 충분하지 않아 관절에 질병이 발생할 수 있다.



“움직여야 성장할 수 있다”


움직인다는 것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고 이러한 과정은 곧 경험이 된다. 경험은 좋든 싫든 결국 우리를 성장하게 한다. 영유아기 아기들은 많은 호기심으로 세상을 탐험하며 탐험 속에서 뒤집고 구르고 일어서게 된다. 물론 실패도 하겠지만 그 실패 또한 성장하는 과정이다.


움직이는 것은 세상을 관찰하는 것이기에 움직임이 많아질수록 세계관은 더 넓어지게 된다. 그것은 많은 경험 속에서 깨닫고 성장했다는 증거이다. 몸을 움직인다는 것은 작은 행위에 불과하지만 한 걸음씩 번갈아 가는 과정은 삶을 되게 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