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自覺), 알아차림을 위한 움직임
인간은 다른 동물에 비해 높은 지능을 가졌다. 높은 지능은 생태계의 최상위를 군림하도록 만들어 주었고 고도성장에도 가장 큰 근간이 되었다. 인간의 높은 지능은 뇌의 신피질(neocortex) 덕분인데, 신피질은 추상적인 사고와 합리적인 판단 그리고 고도의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한다. 이것은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라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많은 동물들이 의사소통을 하지만 체계적이고 세밀한 언어/문자를 사용하는 것은 인간만이 가능하다. 정확하고 논리 정연한 의사소통이야 말고 인간의 가장 큰 무기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은 간접적인 경험(독서, 영화, 구전)만으로도 추상적인 사고를 극대화할 수는 있는 능력이 있다. 인간의 추상적 사고는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가히 그 잠재력은 엄청나다. 하지만 지구 상에 존재하는 대부분의 동물과 인간의 생물학적 메커니즘은 크게 다르지 않다. 인간은 다른 동물이 비해 '생각 패턴'으로 뇌를 월등히 사용하지만 생각은 뇌의 인지 프로세스 중 가장 마지막 단계이다. 뇌의 프로세스 중 가장 중요한 첫 번째는 생명유지와 생존을 위한 '감각 패턴'이며, 이는 동물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Triune Brain; 뇌의 3가지 영역
뇌간, 소뇌 : 주로 파충류가 해당되며 생명유지와 생존적인 투쟁을 위한 "감각"적인 영역
번연계 : 주로 포유류가 해당되며 기억, 습관, 결정을 위한 "감정"적인 영역
신피질 : 주로 영장류가 해당되며 생각, 이성, 의식과 합리적 판단을 위한 "추상(생각)"적인 영역
인간 사회가 발전할 수도록 사회는 생각 패턴이 주로 사용되게끔 인간의 뇌를 변화시켰다. 그러다 보니 감각 패턴의 사용은 저조해지고 몸의 기능은 점점 쇠퇴해져 가고 있다. 이제는 몸을 움직일 때도 목적이나 효과를 가장 먼저 떠올린다. 운동을 하면서 멋진 몸을 가지고 싶다거나, 허리가 튼튼해졌으면 한다. 현대사회는 몸을 움직이는 시간조차 부족하기 때문에 필요의 의해 몸을 움직이는 것은 이해가 간다. 다만 중요한 것은 움직일 때 추상적인 생각이나 합리적인 판단보다는 움직임 그 자체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 쉽게 말하면 움직일 때 머리보다 몸에 좀 더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움직일 때 많은 생각을 하는 것은 몸 자체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그 생각이 딴생각이든 몸과 관련된 생각이든 말이다. 몸에 집중하는 것은 사고하는 것이 아닌 움직일 때 느껴지는 감각들을 인식하는 것이다. 이것은 동양의 명상 수행과 비슷한데 전통 명상에서도 수행을 할 때 생각을 줄이라고 가르친다. 움직일 때 힘들거나 근육이 당기는 느낌 등 조금의 불편함이 느껴지면 잡생각을 떠오른다. "근육이 약해졌나?", "디스크가 생겼나?", "예전에 다쳤던 곳이 재발했나?" 이러한 잡생각은 대부분 뇌에서 만들어진 허상이다. 불편함을 해석하고 판단하기보다는 몸에 감각을 그대로 느끼고 움직임 상태에 주목해야 한다.
움직임 불편함에서 주목해야 할 3가지
신체 : 몸이 수용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움직일 수 있도록 한다.
자세 : 불안정한 자세에서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으니 조금 더 안정적인 자세를 취하도록 한다.
강도 : 높은 강도에서는 불편함이 발생할 수 있으니 현재의 몸에서 견딜 수 있는 강도로 조정하도록 한다.
몸을 많이 쓰는 스포츠 선수라고 해서 몸에 집중을 잘하거나 신체 감각이 뛰어난 것은 아니다. 신체 기술을 높이거나 근육에 자극을 가하는 것과는 다른 이야기이다. 움직임 그 자체로 집중한다는 것은 알아차리는 행위, 즉 몸을 매 순간 자각하는 것이다. 인간에게 위협은 과거엔 맹수들이었지만 현재엔 잘못된 생활패턴이다. 어쩌면 소리 없이 찾아와 더 위협적일 수 있다. 반면 몸 감각이 활성화되면 외적 또는 내적으로 몸을 보호하는데 도움을 준다. 생각보다 감각에 집중하면서 움직이다 보면 몸에서 오는 위험 신호를 잘 감지할 수 있기 때문에 일상에서도 위협에 잘 대응할 수 있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