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생각"

돈이 없음 어쩔 뻔..

by Sri sankar

겨울이 오면, 많은 것들이 그리워진다.
초록색 식물들, 밝은 하늘,

소리 없는 숨, 가벼운 옷차림.
그리고 1년 전에 봤던 가족들의 얼굴까지.

그래서일까.
겨울이 끝나기 전까지는
내 마음이 나를 계속 오냐오냐 한다.

“아이고, 불쌍한 우리 스리.
24살까지 겨울이 뭔지도 모르고 살았으니
좀 힘들지? 오늘은 따뜻한 커피 한 잔 해.
맛있는 것도 먹어.”

마음은 자꾸 그런 식으로
돈 쓸 방법들을 추천한다.
컨트롤도 없이.
하루에 몇 번씩 풀리는 신발끈처럼
힘없이 흘러가 버린다.

처음엔 단단히 묶어보려고 했지만
자꾸 풀리니까,
넘어지지만 않으면 그냥 걸어가기로 했다.

그래서 오늘도 그 소리를 따라
작은 양식집으로 들어갔다.
넓은 뷰 좋은 자리에 앉고 싶었지만
가게는 좁았고
결국 벽 옆, 주방이 보이는 자리로 안내됐다.

미트볼 가지 소스 파니니와
바닐라 라떼를 주문했다.
라떼가 6천 원이라
잠깐 마음이 흔들렸지만
한 입 먹자 불만이 사라졌다.

벽에 기대고 한 모금 마시고,
또 기대고 한숨 돌리고.
그렇게 오늘도
벽이랑 친구가 되어
따뜻하게
맛있게
먹어버렸다.

사실 큰 위로를 바란 건 아니었다.
그저 0.1%만 괜찮아지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오늘은 충분했다.

그렇게 마음이 아주 조금 가벼워진 채
회사를 향해 천천히 걸어갔다
돈이 없음 어쩔 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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