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초기부터 들어와 있던 1월 예정일 아기 엄마들의 채팅방은 꾸준히 시끌시끌했다. 아기들이 1cm이던 시절부터, 심장소리를 듣고, 수 많은 검사들을 지나고, 비슷한 증상과 고됨을 나누고, 가끔씩 발생하는 이벤트에 함께 놀라고 걱정하며 어느덧 12월의 중순이다. 우리들은 아기용품을 준비하고 막달검사를 거치며 아기들의 탄생을 기다릴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대부분은 자연분만일지 제왕절개일지를 결정했지만, 아기와 내 앞에 어떤 상황이 기다릴지 모르니 마음 한 켠으로는 늘 긴장과 걱정이 여전하다. 듣고 본 출산 후기들을 나누며 미리 상상하며 무서워하기도 하지만 또 다른 날은 이 무거운 임신생활을 마치고 얼른 아기를 만나고 싶은 마음에 공감하기도 한다.
1월 초가 예정인 엄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는 여러 케이스가 있었다. 어떤 엄마는 나처럼 임당이라, 처음부터 인슐린을 계속 맞아왔는데 막 달이 되면서 조절이 더 어려워 지기도 했고, 어떤 엄마는 혈액검사 결과 혈소판 수치가 자꾸만 낮아져서 예정일보다 일찍 수술날짜를 잡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 중 한 엄마는 엄마의 몸무게도 계속 줄고, 아기도 3주나 작은 상황에서 임신중독증 증상까지 발견이 되어 그 날로 입원을 한다 했다. 꾸준히 아기가 작아 걱정이 된 엄마였고 우리들이 과일이나 고기를 많이 먹어보라고 함께 걱정하기도 했던 지라, 그 엄마의 입원이 더욱 신경 쓰였다.
모든 산모와 아기들이 건강해야 하겠지만, 특히나 몇 달을 함께 나눈 이 채팅방의 엄마들과 아기들이 모두 다 무탈한 탄생을 축하했음 하는 마음이 크다. 입원 소식을 듣고 바로 다음날 저녁, 아기를 유도분만으로 급하게 낳았다는 메시지와 함께 누워있는 엄마 시선에서 찍은 아기의 뒤통수사진을 받았다. 간호사의 손안에 쏙 들어갈 만큼 작은 아기의 뒤통수, 힘든 와중에 그걸 사진으로 남기는 이 엄마의 마음도 함께 전해졌다. 머리가 까맣게 덮여 있는 아기의 뒤통수. 우리는 한 마음으로 감사해하고 축하했다.
감수성이 더욱 풍부해져 있는 상태의 우린 괜스레 눈물도 핑 돌고, 우리 배 속의 아기들에게도 형아와 오빠가 태어났다고 말하며 쓰다듬어 주었다. 전 날까지 걱정 많고 힘들어하던 엄마는 거짓말처럼 아기를 낳자마자 미역국 한 그릇 뚝딱하고 치킨까지 뜯고 있다며 되려 우릴 응원해주었다. 그 말을 들으니 출산의 크기가 작아지는 기분이 들어 안도하기도 하고 오히려 설레는 맘이 커져갔다.
지금부터 1월 내내 아기들의 탄생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 채팅방의 37명의 아기 중 이제 36명이 남았다. 우리는 매 번 안도하고 축하하고 감격할 것 같다. 각자가 겪는 어려움과 아픔이 다르겠지만 탄생 후의 기쁨을 37번이나 함께 할 수 있다는 게 새삼 대단하다 생각한다. 세상에 없던 사람이 37명이나 생기는 게, 우리가 그걸 해내고 있다는 것이 여전히 신기하고 실감나지 않는다.
내 배 속의 아기도 부디 무탈하게 우리 곁에 오길, 조용히 그리고 조심히 바란다.
이번 겨울은 특히나 내게 가장 따뜻하지 않을까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