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챙겨 먹으면 살이 빠져요
많은 분들이 '영양실조' 혹은 '영양부족'이라는 단어를 보면 후원을 기다리는 먼 나라의 비쩍 마른 아이들이나 북한 동포들을 떠올릴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영양실조일 수 있다고 생각해보신 적 있나요?
'영양실조'는 인체가 정상적인 생장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필수적으로 공급받아야 하는 영양물질이 1가지라도 부족하거나 과잉일 때의 상태를 뜻합니다. 섭취 양의 문제뿐만 아니라 섭취한 영양물질을 제대로 흡수하여 이용할 수 없는 상태이거나 영양물질이 소실되는 양이 증가하거나 요구량이 증가하는 상태에서도 생길 수 있죠.
후진국이나 전쟁이나 자연재해로 기근을 겪고 있는 나라에서의 영양부족은 단백질 섭취나 절대적인 칼로리 부족이 많지만, 기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개발도상국 이상의 나라들이나 소득층에서는 특정 영양소의 과영양이나 부족이 생길 가능성이 더 높답니다.
실제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서울시민의 약 10% 정도가 에너지/지방을 과잉 섭취하고 있었고, 그 비율은 남자가 여자보다 많고 특히 19~29세 성인에게서 높았습니다. 또한 약 7% 정도의 시민이 영양부족이었는데, 그 비율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높았고, 특히 12~18세 청소년 그리고 19~29세 성인에서 높았으며 소득 수준이 낮은 군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습니다. 그리고 영양부족으로 나타난 시민들에게서 섭취량이 부족했던 영양소는 칼슘, 철, 비타민A, 리보 플래빈 같은 미량 영양소였답니다.
미량 영양소? 그게 뭔데?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으로 구성되는 '3대 영양소'는 익히 들어보셨을 겁니다. 3대 영양소는 우리 몸을 구성하는 영양소 중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영양소들입니다. 그리고 여기에 비타민과 무기질과 같이 에너지를 내지는 않지만 우리 몸의 대사작용이나 신경전달 등 여러 가지 활동에 꼭 필요한 영양소들을 합쳐 5대 영양소라고 부릅니다. 탄수화물이나 단백질, 지방은 하루 권장 섭취량이 100g 이상인 대량 영양소이지만, 비타민과 미네랄은 하루에 필요한 양이 미리 그램 mg이나 마이크로그램 ㎍(백만분의 1그램)이기 때문에 '미량 영양소'라고 부릅니다.
미량 영양소는 아무리 필요양이 적다고 해도 없으면 정상적인 대사나 화학반응 등이 일어나지 않고, 심지어 4% 정도이지만 몸의 구성성분이기도 해서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영양소랍니다. 특히 미량 영양소가 부족해도 살이 찌거나 당뇨나 심혈관질환의 위험률이 올라가기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신다면 더더욱 신경 써야 하는 영양소이기도 합니다. 또 다이어트를 할 때 단백질 섭취에만 신경 쓰다 보면 놓치기도 쉬운 영양소이기도 하죠. 물론 모든 비타민과 미네랄이 중요하지만, 다이어트할 때 신경 써야 하는 대표적인 미량 영양소를 알려드리도록 할게요.
다이어트할 때 꼭! 챙겨야 하는 미량 영양소 5가지
크롬은 인체의 당과 지질, 콜레스테롤과 단백질의 대사에 관여하는 중요한 영양소랍니다. 크롬이 인슐린의 작용을 활발하게 만들어 혈당을 낮추는 역할을 하여 크롬이 부족하면 당뇨병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하죠. 또한 크롬이 중성지방과 나쁜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키는 역할도 하여 크롬이 부족하면 동맥경화증이 생길 가능성이 증가한답니다. 어떤 연구에서는 미국인의 90%가 크롬 결핍이라고 할 정도로 정제 탄수화물이나 가공식품을 많이 먹는 사람들에게 부족해지기 쉬운 영양소이기도 합니다.
크롬이 풍부한 음식: 소고기 돼지고기 버섯 바지락 달걀노른자 완두콩 브로콜리 아몬드 땅콩 파래김 등
비타민 H 혹은 비타민 B7이라고도 부르는 비오틴은 지방과 단백질의 대사에 필요한 물질입니다. 장내 균에 의해 합성되는데 비타민 C를 합성하는 데에도 관여하며 건강한 피부와 모발을 유지하게 하고, 탈모를 예방하는 작용도 있죠. 크롬과 마찬가지로 비오틴이 부족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긴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또한 비오틴이 결핍될 경우 몸에 습진이 생기거나 피로감이 심해진답니다.
비오틴이 풍부한 음식: 달걀노른자 통곡물 생선 견과류 콩류 간 과일 등
아연은 콜레스테롤의 축적을 감소시키고 인슐린의 합성과 분비에 필요한 물질입니다. 전립선이나 생식능력에도 관계되고, 아연이 부족할 경우에는 혈당조절이 어려워지거나 면역력이 떨어지고 손톱에 흰 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당뇨나 심장병이 생길 가능성도 높아지며, 비만한 사람에게 혈중 아연 농도가 더 낮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아연이 풍부한 음식: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맥주효모 호박씨 달걀 새우 등
마그네슘은 에너지 대사과정에 필수적인 물질이며 식욕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에 영향을 주는 영양소입니다. 그래서 식욕이 비정상적일 경우에 마그네슘을 보충해주면 이상 식욕이 개선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근육이 수축하고 이완하는 작용, 신경이 전달되는 과정에 마그네슘이 필요해서 마그네슘이 부족할 경우 무기력해지거나 다리에 쥐가 자주 나는 증상이 생길 수 있습니다.
마그네슘이 풍부한 음식: 바나나 녹색채소 해조류 견과류 우유 콩 시금치 등
비타민E는 지방질의 산화를 방지하는 강력한 항산화제랍니다. 그래서 세포의 노화작용을 막는 역할을 하면서 혈액의 응고를 막고 피로감을 줄여주기도 합니다. 또한 비타민 E가 부족하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당뇨병 발병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비타민E가 풍부한 음식: 녹색 잎채소 브로콜리 양배추 시금치 감자 콩 등
이외에도 비타민D나 알파 리포산, 코엔자임 Q10이 부족하면 비만이나 당뇨 등의 대사증후군을 야기시킬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다이어트를 할 때 복합비타민제나 미네랄 영양제의 섭취를 권하기도 하죠. 특히 평소에 가공식품을 위주로 먹거나 빵이나 면, 과자같이 정제 탄수화물 섭취가 많은 분들께는 비타민과 미네랄의 결핍이 생기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다이어트를 할 때에도 가공된 닭가슴살이나 가공된 콩 단백질의 섭취에만 집중하다 보면 미량 영양소의 섭취를 놓치기 쉬워서 영양제로 보충하는 것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미량 영양소는 '미량'이라는 말 그대로 하루에 필요한 양이 매우 적기 때문에,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들은 자연식품을 골고루 섭취한다면 충분히 필요량을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영양제로 따로 보충하지 않더라도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야채나 과일, 가공되지 않은 육류나 생선, 견과류 등을 챙겨 먹는다면 그것으로도 충분한 거죠.
게다가 미량 영양소는 과잉 섭취했을 때에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영양제로 섭취할 경우에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중복 혹은 과잉 섭취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연은 채식을 하는 주로 하는 경우에 곡물류에 함유되어 있는 피탄산이라는 물질이 아연의 흡수를 방해해서 결핍되기 쉽기 때문에 영양제로 따로 섭취하기를 자주 권하는 영양소이지만, 과잉 섭취 시에는 구역감이나 설사를 일으킬 수 있답니다.
마그네슘은 신장기능이 정상이라면 하루에 6,000mg까지 복용해도 독성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과량으로 복용하면 설사를 할 수 있습니다. 비타민E는 과잉 섭취했을 때 비타민K의 흡수를 방해해서 출혈이 있을 때 지혈이 잘 되지 않을 수 있답니다. 비오틴은 보통 장내 균에 의해 합성되기 때문에 오히려 부족해지기 어려운 영양소이지만, 장 내의 환경이 좋지 않으면 합성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답니다. 그래서 평소에 신선한 야채나 통곡물로 식이섬유를 자주 섭취하여 장 내 유익균이 잘 활동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면 따로 섭취하는 것을 신경 쓰지 않아도 됩니다.
영양제나 영양소에 대한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으시다면, 아래 글을 참고해주세요.
https://brunch.co.kr/@srsynn/9